“강한 바람을 타고 겉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지켜보면서 시청자들의 마음도 타들어갔습니다.”
“훼손된 삶의 터전과 산림이 하루빨리 원상 복귀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일제의 수탈과 전쟁의 폭격, 전후 복구 사업과 땔감용으로 무분별하게 벌목하면서 국토의 70%에 해당하는 산지 대부분이 민둥산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산림녹화 사업이 시작되던 1970년대에는 초등학생들조차 교실수업 대신 나무를 심고 산림보호를 위해 송충이를 잡으러 인근 산을 오르곤 했지요. 지난 4일에 시작된 속초, 고성 산불로 안타깝게도 하루아침에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산림과 상태계가 훼손되었습니다. 산을 보호하는 길이 곧 삶을 보호하는 길이지요. 숲의 공익적 가치를 바로 알리고 보다 철저한 숲 관리 감독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후 대응 시스템 구축 등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겠습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강한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지켜보면서 시청자들의 마음도 타들어갔습니다.”
“훼손된 삶의 터전과 산림이 하루빨리 원상 복구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걷잡다? 겉잡다?
복구? 복귀?
‘걷잡다’는 ‘한 방향으로 치우쳐 흘러가는 형세 따위를 붙들어 잡다’ 또는 ‘마음을 진정하거나 억제하다’라는 뜻으로서 ‘걷다’와 ‘잡다’의 합성어입니다. ‘걷잡을 수 없이’처럼 주로 ‘없다’와 함께 쓰이지요. 여기서 ‘걷다’는 ‘벌여 놓거나 차려 놓은 것을 정리하다’ 또는 ‘하던 일을 멈추거나 끝내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거두다’의 준말입니다. 반면 ‘겉잡다’는 ‘겉으로 보고 대강 짐작하여 헤아리다’는 뜻으로 ‘겉’과 ‘잡다’의 합성어입니다. 주로 어미 ‘-아도, -아서’ 등과 함께 쓰이지요. 여기서 ‘겉’은 ‘겉대중, 겉짐작, 겉어림, 겉잡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수량이나 정도를 추측하는 명사나 동사 앞에 붙어서 ‘겉으로만 보아 대강 한다’는 뜻을 더하는 접두사입니다.
“폭우로 빗물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집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어요.”
“우리 지역에서 지원한 자원봉사자만 겉잡아도 300명은 되겠어요.”
‘복구(復舊)’는 ‘피해 복구, 파일 복구’처럼 피해나 손상된 상태를 ‘손실 이전의 상태로 회복함’을 뜻하고 복귀(復歸)’는 ‘원대 복귀, 직위 복귀’처럼 ‘본디 자리나 상태로 되돌아감’을 의미합니다.
“최근 잇따른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 복구에 많은 교민들이 동참했어.”
“토트넘에 복귀한 손흥민이 첫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어.”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