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 행사가 전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석으로 진행된다고 해요.”
“그래, 그만큼 추모 행사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겠지.”
곳곳이 노란 물결입니다. 아픔의 물결이자 희망의 물결입니다. 성찰과 변화를 위한 몸짓입니다. 희생과 아픔을 헛되게 하지 말자는, 무고한 희생과 아픔이 또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규입니다. 안전한 사회,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 책임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아우성입니다. 오늘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자는 우리 스스로의 다짐입니다. 우리 스스로 진실을 드러내고 과오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 행사가 전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고 해요.”
“그래, 그만큼 추모 행사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겠지.”
참석? 참가? 참여?
반증? 방증?
‘참가’, ‘참석’, ‘참여’와 같이 비슷한 형태와 뜻을 가진 단어들을 일일이 정확하게 구분해서 사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작가 플로베르는 “하나의 대상을 나타낼 수 있는 적절한 말은 오직 하나뿐이다.”, 즉 ‘일물일어설(一物一語設)’을 언급했지요. 상황과 문맥에 적합한 언어 선택의 중요성을 생각해보게 하는 말입니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비교해 보면, ‘참석(參席)’은 모임이나 회의, 행사 등의 자리에 단순히 나와 있음의 뜻이 강하다면 ‘참가(參加)’나 ‘참여(參與)’는 어떤 일의 진행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관계함을 뜻한다는 점에서 ‘참석’과는 분명 차이가 있지요. ‘참가’와 ‘참여’ 또한, 어떤 일에 직접적으로 관계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나 ‘사회 참여, 현실 참여’와 같이 활동 형태가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경우에는 ‘참가’보다는 ‘참여’를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다음 예문은 단어의 선택에 따라 미묘한 의미 차이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의도에 따라서 적절한 단어 선택이 필요하지요.
“대회에 참석(?)/참가(○)/참여(○)할지 말지는 설명회에 참가(?)/참여(?)/참석(○)해서 들어보고 결정할까 해.”
“올해부터 회장 아들이 회사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가(?)/참여(○)한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오류 중 하나가 ‘방증’이 와야 할 곳에 ‘반증’을 쓰는 경우입니다.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하는 것은 ‘반증’이고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주는 것은 ‘방증’이라는 것만 기억한다면 오류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증거물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반증할 만한 물증을 찾았대.”
“진실을 밝히지 않는 것은 스스로 의혹이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지.”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