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늘 그렇게 빨리 일어나세요? 저는 늘 늦잠을 자요.”
“아니예요. 자명종 도움 없이는 저도 못 일어날 때가 많아요.”
새벽 5시에 일어납니다. 밤에 늦게 자는 편이라 자명종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새벽에 일어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우기에는 어디에서나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새벽 공기의 서늘함이 좋기 때문이지요. 공평해서 좋습니다. 한국은 4계절이 있어서 좋고 인도네시아는 늘 푸르니 좋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그 곳이 어디든 다 사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요. 내가 머무는 곳에서 누릴 수 없는 것들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이 곧 행복일 테지요.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아침에 늘 그렇게 일찍 일어나세요? 저는 늘 늦잠을 자요.”
“아니에요. 자명종 도움 없이는 저도 못 일어날 때가 많아요.”
빨리? 일찍?
아니예요 × ⇒ 아니에요 ○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빨리’이고 ‘일정한 시간보다 이르게’는 ‘일찍’입니다. 빨리 일어날 수도 있고 일찍 일어날 수도 있지요. 다만 빨리 일어난다는 것은 일어나는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뜻이고,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정해진 시각보다 앞선 시각에 일어난다는 뜻이 되겠지요. 의식하지 않으면 ‘일찍’, ‘이르다’로 써야할 곳에 ‘빨리’, ‘빠르다’로 쓸 때가 있습니다. ‘빨리’, '빠르다'는 ‘느리게’, '느리다'의 상대어로서 속도를 말하고자 할 때 쓴다면 ‘일찍’, '이르다'는 ‘늦게’, '늦다'의 상대어로서 시간을 말하고자 할 때 씁니다.
“포기하기에는 너무 빨라요(×)/일러요(○).”
“빠르면(×)/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작하려고 해요.”
“회의에 늦겠어. 최대한 일찍(×)/빨리(○)와.”
‘아니에요’는 ‘아니-/-에요’의 형태로서 ‘-에요’는 ‘이다’나 ‘아니다’의 어간 뒤에 붙어서 ‘그는 학생이에요.’와 같이 설명하거나 ‘그는 학생이에요?’와 같이 의문의 뜻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종결 어미입니다. 줄여서 ‘아녜요’로도 쓸 수 있지요. 그러나 ‘아니예요’로 쓰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리고 ‘-어요’를 써서 ‘아니어요’ 혹은 줄여서 ‘아녀요’로도 쓸 수 있지만 ‘아니여요’는 틀린 표현입니다. 그리고 ‘이/-에요’의 형태인 ‘이에요’는 모음 뒤에서는 '예요'로 줄여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음(받침) 뒤에서는 줄여 쓰지 않고 ‘이에요’, ‘이어요’로만 씁니다.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예요. 아니여요.](×)/[아니에요. 아니어요. 아녜요. 아녀요.](○)
“인도네시아는 아직 [우기이예요. 우기이여요.](×)/[우기이에요. 우기이어요. 우기예요. 우기여요.](○).”
“한국은 지금 [봄이예요. 봄이여요. 봄예요. 봄여요.](×)/[봄이에요. 봄이어요.](○)”
하나 더, ‘고양이이에요’와 같이 ‘이’로 끝나는 명사 뒤에 ‘-이에요’가 쓰인 경우에는 ‘고양이예요’와 같이 준말을 쓸 수 있는데, 이는 ‘고양/-이예요’가 아닌 ‘고양이/-예요’의 형태로 이해하면 되겠지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