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카페1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김상균의 식물원카페1

기사입력 2019.05.01 16:5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수련의 마음

복효근

하필이면 연못가에 감나무

자꾸 하늘을 가리고
별을 가리고 달을 가려서

저 놈의 감나무 없었으면 해도
투 욱 툭 감꽃 떨어질 때면

연못의 수련은 앞치마 같은 잎을 펼쳐서
하나 둘 감꽃 받아드는데

남의 꽃이긴 하여도
지는 꽃이긴 하여도

                       오후시선 01 『고요한 저녁이 왔다』 역락


KakaoTalk_20190501_164705423.jpg[사진: 김상균]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유기묘와 그 후생들에게 물과 먹거리를 제공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요즘 흔히 ‘캣맘’이라고들 부릅니다만 고양이에 대한 애착만은 아닐 것입니다. ‘수련의(시인의) 마음’처럼 “남의 꽃이긴 하여도/지는 꽃이긴 하여도” 살아있는 것에 대한 애틋한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생명이란 것의 소중함은 어찌 인간에게만 해당되겠습니까? 



연재를 시작하며
 벚나무 아래 차를 세워두면 꽃받침이 무더기로 떨어져 있는 4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비바람 치는 날이면 르누아르(Renoir)의 그림처럼 흐드러지는 벚나무의 모습을 올해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 무렵, 우리의 여름 같은 쿠바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돌아와 보니 익숙한 풍경에 몸은 어느덧 긴장을 풀고 있었지만 마음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워낙 거칠고 사나워진 삶의 모습들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는 ‘동물의 왕국’ 같다고 에둘러 말하지만 저는 그런 표현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물은 적어도 분수를 지키며 생존을 이어가는데 동물 보기 부끄러운, 동물만도 못한 인간들이 활개치며 너무 자주 우리의 평온과 안녕을 깨뜨리고 있는 게 일상처럼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5월부터 시작하는 연재의 이름을, 동물의 상대적 명칭을 담아, ‘식물원 카페’로 정하고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따져보자면 식물이라고 생존을 위한 투쟁이 왜 없겠습니까마는 우리가 꽃과 나무에서 느끼게 되는 위안과 안식의 의미를 담아 여러분을 만나려 합니다.



김상균 시인 사진.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정년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