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 지낸 신임 주 아세안대사, 정식부임 앞두고 기자간담회
駐아세안대사 국장급→차관급 격상된건 "정부 의지 보여주는 신호"
임성남 신임 주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대사는 8일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면 한반도 평화, 대화 과정을 위해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대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아세안대표부 부임을 앞두고 이날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11월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는 이슈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초청을 제안하자, "주목되는 제안"이라며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임 대사는 최근 문 대통령이 국제 언론인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초청 이슈와 관련해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하는 정상회의인 만큼 '아세안과 협의가 중요하다', '여러 상황의 추이를 봐야 한다'고 말씀했다"며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임성남 주아세안대사에게 신임장을 전달하고 있다.
그간 국장급이 맡아오던 아세안 대사직을 이번에 처음 차관급이 맡으면서 그 위상이 높아졌는데 이에 대해 임 대사는 "신남방정책, 한·아세안 관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임 대사는 작년 9월까지 두 정권에 걸쳐 3년 가까이 외교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아세안 회원국간 개발 격차가 있다보니 하나로 다 엮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며 "각국 상황에 맞는, 맞춤형 프로젝트를 많이 개발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사는 "앞으로 30년 후 대한민국의 외교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진정한 의미의 중견국이 되려면 그동안 주변 4강(미중일러)에만 매몰돼 있었던 외교적 시각을 조금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대사는 "한국에 있어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교역상대이며, 아세안 인구 평균 연령이 30대로 젊어 적극적인 생산활동이 가능하고, 소비시장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아세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대사는 "한국과 아세안은 식민지배라는 아픈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전쟁의 폐허를 극복한 한국처럼 아세안 국가 역시 개발격차는 있으나 나라의 발전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는 데에서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사는 1980년 외무고시 14회로 외교부에 입부해 주중공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영국대사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0월부터 외교부 제1차관직을 수행했으며 문재인 정부에도 유임돼 2018년 9월 퇴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