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조코위 책을 통해 살펴본 ‘인도네시아 대선 출판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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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코위 책을 통해 살펴본 ‘인도네시아 대선 출판 마케팅’

인문창작클럽 연재
기사입력 2019.08.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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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 당시 이슈의 현장 속에 있던 책들!

글: 김순정(순정아이북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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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대선 때가 되면 서점가는 후보들의 책들로 북적댄다. 동남아시아에서도 가장 낮은 독서율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이지만 대선 때 서점가 분위기는 예외가 아니었다. 자카르타 주요 서점의 에세이와 인물 코너에는 대선 후보들의 책들이 진열되어 관심을 끌었다. 특히 재선에 성공한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일명 조코위)의 책은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되어 눈길을 끌었다.

대선주자들의 책에 관해 궁금한 유권자와 일부 독자들이 책을 탐독하는 이유가 단순히 지식습득의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책은 지혜의 결정체이자 세상을 통찰하고 이기는 힘과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그 속에 있다. 책 한 권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와 스토리 그리고 변화와 영향, 그 파장은 매우 강력한 ‘하나의 미디어’이다. 책의 여러 가지 기능 중에서 살아서 움직이는 책의 역사, 그중에서도 특히 정치인들의 저서는 그 속에 보이지 않은 미라클(miracle) 같은 일들이 숨겨져 있다.

정치 영역에서는 대개 책을 출판할 때 분명히 독자적인 목적이 숨어있다. 선거를 대비해 후보들의 생각, 아이디어, 이미지 개선 등 자신의 이야기를 전기적인 삶의 이야기로 옮기기 시작한다. 출판하려는 목적이 진실을 의심하는 많은 사실을 담고 있어 출판할 때 라이벌 간의 책 경쟁력을 더욱 치열하기 마련이다.


● 대선 주자들은 선거기간 왜 책을 출간할까?  
핫한 이슈를 몰고 다니는 대선 출마용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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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자들의 책 출간은 항상 서점가에 이슈선 상에서 있었다. 대권 주자 혹은 역대 대통령들이 책을 출간해 인기를 끄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의 신간 출간은 불황인 출판계에 때 아닌 풍년을 만든다. 대부분은 전문서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본인의 정치철학을 담은 자서전이나 에세이 등을 선보인다(참고로 예전 대통령 선거 당시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가 문재인 대통령의 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계에 입성하며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기록한 '운명'이라는 자서전을 출간해서 약 30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올렸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사석에서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계에서 대권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본인의 책을 출간하는 데는 크게 3가지의 의미가 있다.

첫째, 책을 출간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보폭을 넓히는 일환이다. 정책과 비전을 담은 책을 출간하여 본인의 정치적 이념을 홍보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또한 선거 전략 상 에세이나 자서전 형식을 통해서는 인간적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책 출간과 동시에 출간기념회와 저자 사인회, 북 콘서트 등의 다양한 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참고로 문재인 대통령은 북 콘서트를 열어 4,000명의 좌석이 매진되기도 했다). 세 번째, 출판물로 인한 인세 수입을 통해, 선거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도도 높은 그들은 이미 준비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 때문이다. 인지도 상승과 인세 수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코위 대통령 관련 책을 보고, 재선 성공을 예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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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뜨거웠던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조코위 대통령에 대해서 호감을 느끼는 한국인들이 많은데 나 역시 그중에 1인이다. 그 이유는 그가 인도네시아의 첫 문민 대통령으로서 파격적인 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500달러 정도인데 서민층의 복지 혜택을 늘렸고 특히 인도네시아의 문맹률을 떨어트리기 위해 재임 기간에 매달 ‘책을 무료로 보내는 날’을 규정한 정책 때문이었다. 이 정책은 비용 때문에 제약을 받는 도서의 배송을 쉽게 하기 위한 배려 정책이었다. 또한 혁신적인 국가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카르타 시와 수라바야 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만들고 새로운 항만과 공항, 철도 등이 연결되었고 인도네시아 사상 최초의 지하철인 MRT가 개통되었다. 또 점차 자카르타 시내에도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인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조코위 대통령은 아시아 유력 잡지의 표지 모델을 장식하는 등 매년 주요 아시아 언론사에서 선정하는 주목받은 아시아의 리더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아시아게임에서는 인도네시아 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해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나는 인도네시아 대선 시기에 출판계를 조심스럽게 지켜보았다. 2019년 인도네시아 대선 기간 출판계를 살펴보면, 대선주자로 재선에 도전하는 조코위 대통령과 그의 라이벌이자 경쟁 상대였던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는 예상대로 대선 대비용으로 책들을 출간했다.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서점을 갔을 때 눈에 띄었던 책이 조코위 대통령 측에서 출간한  'Jokowi Menuju Cahaya: 조코위, 빛을 향하여: 국가를 이끌어가는 4년간의 투쟁'이었다. 이 책은 내가 서점에 갈 때마다 인도네시아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되어 있었다. 책을 집필한 알베르띠엔 엔다(Alberthiene Endah)는 저널리스트로 인도네시아에서 유명한 전기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녀가 2018년 12월에 'Jokowi Menuju Cahaya'를 출간하면서 물리아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조코위 대통령은 유수프 칼라(Jusuf Kalla) 부통령과 많은 각료 장관들과 참석한 것을 보면 이 ‘출판 기념회’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짐작게 한다. 출판 기념회는 조코위의 사진전도 함께 진행되었다. 참고로 이 책에 앞서서 알베르띠엔 엔다가 조코위에 관련하여 쓴 첫 번째 책은 2012년 11월에 출간된 'Jokowi: Memimpin Kota Menyentuh Jakarta'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대선용 책의 특징은 본인이 직접 저술하기 보다는 이번에도 유명 전기 작가를 통해 책 출간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조코위 측의 그녀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증거이고 평전 스타일의 책으로 주관적인 입장이 아닌 제삼자를 통해서 객관적 평가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분석된다. 이는 간접적으로 조코위가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을 고무시키길 원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Jokowi Menuju Cahaya'의 주요 내용은 조코위가 4년간 국가를 이끌기 위한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임기 4년 동안 조코위 대통령과 유수프 칼라(Jusuf Kalla)부통령의 성과와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조코위의 어린 시절의 경험과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조코위는 실현할 수 있는 이상을 보여주며 목표를 제시한다. 국가 원수로서 얼마나 어렵게 정부 정책을 이끌어 왔는지 그리고 강한 인도네시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의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출판기념회 참석한 조코위 대통령도 “인도네시아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개발과정에서 괴로움은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 인내심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많은 보조금, 사회 지원을 열약한 지역 사회에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해야 한다. 현 정부는 개발의 견고성을 위해 1기의 중점 육성 분야가 인프라 구축이었다면, 2기의 중점 육성 분야는 사람이 중심이며 그 일환으로 국가 건강보험의 가입자 확대와 지방 의료 서비스 개선 그리고 급여 시스템의 체계화를 통한 근로자 복지 개선, 근로자의 업무 역량 강화, 노동자 인권 보호”를 강조했다. 조코위는 출판기념회 참석을 통해서 자신의 정책과 프로그램을 발표함으로써 선거공약을 강하게 어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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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위 대통령의 라이벌이자 경쟁 상대였던 대통령 후보 2번이었던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는 인도네시아의 군인 출신 정치인이자 위대한 인도네시아 운동당 총재이다. 참고로 그의 전 부인은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딸이었다. 그는 선거 때마다 많은 저서를 출간해온 이력을 가지고 있다. 프라보워는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며 그와 관련된 서적도 조코위보다 훨씬 많은 20권이나 된다. 그가 굉장한 집필력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선거운동 중인 2019년 3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 행사장의 연설에서 프라보워는 “나는 순식간에 책을 썼다. 나의 책의 내용을 부정하는 경제학자는 아무도 없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프라보워는 이번 대선을 위해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첫 번째 책은 'Paradoks Indonesia: 인도네시아의 역설'이다. 이 책은 프라보워의 사고의 본질을 담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부의 유출에 대한 견해와 국가 예산 적자의 크기에 대한 해결책을 담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과 국가 부의 모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그는 이 책에서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식량, 환경 그리고 에너지에 대한 진단과 문제 제기를 다룬다.

프라보워는 'Paradoks Indonesia' 이후, 다시 'Indonesia Menang: 인도네시아의 승리' 라는 저서도 출간했다. 'Paradoks indonesia'가 인도네시아의 문제에 대한 진단이라면 'Indonesia Menang'은 프라보워의 정책 수립에 대한 체계적인 방안을 기술한다. 프라보워는 'Indonesia Menang'에서 인도네시아의 문제에 대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개발 전략과 지도력 그리고 철학적 솔루션을 데이터와 통계로 입증한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부의 누수에 대해 종교 지도자들도 책임이 있으며 모든 공동체가 이 문제에 대해 알기를 원한다고 했다.

프라보워 측은 선거기간 그의 저서들이 서점에서 매진되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특별히 지지자 중심의 지역 사회에서 더 널리 배포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라보워는 선거에 도전할 때마다 ‘출판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후보인 셈이다.

2019년 인도네시아 대선 후보였던 두 후보의 책을 조심스레 분석해보면. 어쨌든 선거의 결과는 조코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대선 때 프라보워의 책은 조코위 대통령 책보다 서점가에서 독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본 한 것은 사실이다. 책의 판매량과 기획 그리고 편집 면에서 조코위 측의 책보다 프로페셔널 하지 못했다(어쨌든 조코위의 책은 선거기간 동안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입해 있었으니까 말이다).

조코위의 책도 프라보워처럼 정치적 선거 목적으로 출간되었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한 전기 작가를 기용해 책 기획에서 문민 대통령이라는 편안한 느낌을 담아 소통형 책을 표현했다. 반면 프라보워 후보의 책은 군 출신의 느낌이 반영된 듯 공약 중심의 권위적이고 혁명적인 느낌이 많이 강했던 것 같다. 실제 프라보워의 책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의 느낌도 다소 딱딱하다. ‘프라보워의 권위는 그가 자리를 잡지 못해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아미르 산토소(Amir Santoso) 정치평론가의 말이 새삼 떠오르게 만든 셈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책이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책의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거부반응이 느껴지지 않은 책 프로모션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국민의 시대적 요구에 맞는 민심이 담긴 반영이 아니었을까 예측해 본다.

많은 정치인이 지금도 정치적 목적으로 책을 출간한다. ‘출판 마케팅’에 성공하려면 출간 종수와 횟수보다는 진정으로 국민과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단 한 권의 책’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책을 출간하기보다는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책 기획과 출간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성공적인 ‘출판 마케팅’이 가능한 것이다. 오히려 선거용 책을 낸 것이 후보자에게 마이너스라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빈번히 봐왔기 때문이다.

끝으로 개인적인 관점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책 'Jokowi Menuju Cahaya'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책의 내용 중 외교정책 관련 파트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 인도네시아에 영향력을 미치는 강대국 위주의 각 나라 대통령과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데 한국 대통령과의 기념사진은 누락되었다는 점이다. 양국의 대통령이 국빈 방문하여 서로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합의하고 ‘신남방정책’을 튼 양국의 외교적 상황에서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책의 구성과 편집이 아니었나 싶다. <끝>


* 이 글은 데일리인도네시아와 자카르타경제신문에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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