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배상, 보상, 이 자리를 빌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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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배상, 보상, 이 자리를 빌려서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74
기사입력 2019.08.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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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친구들을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했으니 사과도 하고 신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도 해야 할 겁니다.”  
“죄송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생각과 행동은 개인의 자유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신중해야하는 이유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누구나 늘 옳은 판단과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 또한 입장이나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판단이나 결정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지요. 그러나 아베 정부의 이번 수출 규제 조치는 정당성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한국의 경제적 도약과 한반도의 평화가 달갑지 않을 뿐이고, 마땅히 책임져야 할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자신의 정치적 해법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책략이 있을 뿐이지요. 아시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아베 정부의 이 같은 행태를 저지하려면 한반도가, 그리고 아시아가 먼저 공조해야겠습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친구들을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했으니 사과도 하고 신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도 해야 할 겁니다.”  
“죄송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배상?  보상?
이 자리를 빌어서 × ⇒ 이 자리를 빌려서 ○

6일 몰틀알틀.jpg
 

‘배상’과 ‘보상’을 혼동하여 잘못 사용한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요. 이는 ‘배상’, ‘보상’ 모두 남에게 끼친 손해에 대하여 갚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갚음의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단어 선택을 달리해야 합니다. 즉 ‘위법한 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갚아 주는 것이면 ‘배상(賠償, 물어줄 배, 갚을 상)’을, ‘적법한 행위’에 의한 손실을 갚아 주는 것이면 ‘보상(補償, 기울 보, 갚을 상)’을 써야 합니다. 아래 문장에서 4대강 개발로 인한 어민들의 손실은 개발 자체의 잘잘못을 떠나 국가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시행한 것이므로 ’보상‘을 해야 하고, 부실 공사로 인한 아파트 입주자들의 손실은 위법 행위에 의한 것이므로 ’배상‘을 해야 하겠지요.
“4대강 개발로 어획량이 급감하자 낙동강 하구 지역 어민들이 피해 배상(×)/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어.”
“부실 공사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아파트 입주자들이 시공사에 보상(×)/배상(○)을 요구하고 나섰어.”
하나 더, 남에게 진 빚 또는 받은 물건을 갚는다거나 ‘노고에 대한 보상’과 같이 ‘어떤 것에 대한 대가로 갚음’을 뜻하고자 할 때도 ‘보상’을 쓰지요. 다만, 이때 ‘보상’은 한자를 쓸 경우 ‘기울 보(補)’가 아닌 ‘갚을 보(報)’를 써서 ‘報償’으로 쓴다는 것, 또 하나, ‘보상 심리’는 ‘기울 보’를 써서 ‘補償’으로 쓴다는 것도 함께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성공은 오랜 세월 불굴의 의지와 노력에 대한 배상(×)/보상(報償)이라고 생각해.

‘이 자리를 빌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사말을 시작하거나 끝맺을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지요. 그러나 이는 ‘이 자리를 빌려서~’라고 써야 맞습니다. 여기서 ‘빌려서’는 ‘빌리다’의 활용형으로서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기회를 이용해서’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빌어서’는 ‘빌다’의 활용형으로서 ‘간청해서, 호소해서’ 또는 ‘남의 물건을 공짜로 달라고 호소하여 얻어서’를 나타내고자 할 때 사용하지요.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하여 이 자리를 빌어서(×)/빌려서(○)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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