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개구쟁이, 목마, 목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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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개구쟁이, 목마, 목말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76
기사입력 2019.08.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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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까지 온 동네를 뛰놀던 개구장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목마를 태워주던 삼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지천으로 피던 채송화며 맨드라미는 어디로 갔을까. 두 달 전쯤에 찾은 한국의 초여름 거리는 익숙한 듯 낯선 풍경으로, 같은 듯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형형색색의 이국적인 화초들이 저마다 매혹적인 빛깔을 띠고 이방인 아닌 이방인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제게는 생경한 도로변 풍경이 매일 아침 이 길을 걸어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에게는 향수로 기억되겠지요. 이곳 인도네시아 집 마당에는 눈길 닿는 곳마다 채송화와 봉숭아가 한창입니다. 몇 년 전 친정어머니가 다녀가시면서 가져와 심어 놓으신 분꽃도 쉼 없이 피고 집니다. 분꽃 꽃봉오리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침입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해 질 녘까지 온 동네를 뛰놀던 개구쟁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목말을 태워주던 삼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개구쟁이.jpg
 
개구장이 × ⇒ 개구쟁이 ○
목마?  목말?

‘-장이’는 어원이 ‘장(匠, 장인, 기술자)/-이’로서 ‘대장장이, 유기장이, 미장이, 옹기장이’와 같이 일부 명사 뒤에 붙어서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을 더해주는 접미사로 쓰입니다. 반면 ‘-쟁이’는 ‘멋쟁이, 욕심쟁이, 겁쟁이, 고집쟁이, 거짓말쟁이, 심술쟁이, 허풍쟁이’ 등과 같이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는 뜻을 더해주는 접미사로 쓰이지요. ‘개구쟁이’는 후자의 사례에 해당합니다. 다만 위의 사례들과는 달리 현재 단일어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짓궂다’의 전라남도 방언인 ‘개구지다’, 경상북도 방언인 ‘개궂다’의 어근 ‘개구-’에 ‘-쟁이’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개구-’와 ‘-쟁이’로 분리할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쟁이’는 그것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도 씁니다. 그림쟁이, 관상쟁이, 마술쟁이, 침쟁이, 점쟁이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언어는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고 하지요. 화가, 관상가, 마술사, 침의(鍼醫), 점술가 등을 일찍이 이 같이 표현해 온 것은 과거 기술을 천시하던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언어에 반영된 것으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평생을 다른 사람의 양복을 지으며 양복쟁이(×)/양복장이(○)로 사시면서도 당신께서는 변변한 양복 한 벌이 없으셨대요.”
“김 첨지가 동소문 안으로 들어와 인력거에 태운 사람은 마마님과 교사인 듯한 양복장이(×)/양복쟁이(○)였다” - 현진건 <운수 좋은 날>
이렇게 ‘양복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일컬을 때는 ‘양복장이’로, ‘양복 입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쓸 때는 ‘양복쟁이’로 씁니다.

누구에게나 목마와 목말을 타고 놀던 어린 시절 추억이 있지요. 놀이기구의 하나로 나무로 깎아 만든 말을 타는 것이라면 ‘목마(木馬)를 타다’로, 사람의 어깨 위에 두 다리를 벌리고 올라타는 것이라면 ‘목말을 타다’로 구분해서 써야 합니다. 
“어렸을 때, 제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아버지께서는 목마(×)/목말(○)을 태워주곤 하셨어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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