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빠왕 후잔(pawang hujan)은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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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왕 후잔(pawang hujan)은 뭐하나?

기사입력 2019.08.2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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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wang hujan.jpg▲ 자카르타에서 유명한 빠왕 후잔인 음바 르보(Embah Rebo). [꼼빠스TV 캡처]

자카르타 티타임 (1): 빠왕 후잔(pawang hujan)은 뭐하나?

글:  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인도네시아에서 건기가 절정에 이르면서 자카르타에 두 달 이상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자카르타와 주변지역에서는 통상 건기에도 갑자기 소나기를 내리는 스콜(squall)이 청량감을 더해주는데 요즘엔 이상기후 탓인지 스콜도 사라진 듯하다. 뽀얀 먼지에 쌓인 채 말라가는 나뭇잎과 갈라진 논을 보고 있자면, “빠왕 후잔(pawang hujan)은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왕 후잔은 비 내리는 것을 조정하는 도사다. 큰 행사가 있을 때 비를 내리는 것을 멈추게 하고, 가뭄에는 비를 내리게 하는 능력을 가졌다. 빠왕 후잔은 강우를 조정하기 위해 아스마울 후스나(Asmaul Husna, 선한 하느님)를 1천번 암송하고, 기도한다. 

자카르타에서 유명한 빠왕 후잔인 음바 르보(Embah Rebo)에 따르면 빠왕 후잔에게 주는 비용은 적게는 50만 루피아, 많으면 350만 루피아 정도다.  

빠왕후잔 2019 08 23.jpg
 
▲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대기오염이 심해졌다.  2019.8.23 땅그랑 [사진: 데일리인도네시아]
 
빠왕후잔 2018 12 30.jpg▲ 소나기 내린 뒤 해질 무렵 2018.12.30 땅그랑 [사진: 데일리인도네시아]
 
일상에서 빠왕 후잔을 만날 수 있는 곳은 골프장이다. 일부 골프장들은 강우를 조정하기 위해 골프장 관리자가 빠왕 후잔을 부른다. 빠왕 후잔이 와서 주문을 외우면 비를 밀어내 골프장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 과학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열대 스콜은 짧게 내리는 비라서 갑자기 세차게 퍼붓다가 잠시 후 그치는 특성이 있다며, 빠왕 후잔의 역할을 폄하하기도 한다. 

수년 전 건기에 중부자바에서 산불이 크게 난 적이 있다. 산불이 10일 이상 지속되면서 민가까지 위협 받는 상황이 되고 비가 올 조짐이 안 보이자, 주지사가 빠왕 후잔 수십 명을 산불이 난 곳 인근에 불러서 기우제를 지냈다. 첨단과학시대에 기우제를 지낸다는 비난이 나오자, 중부자바 주지사는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썼지만 산불을 끄지 못했다. 지금 내 입장에서 산불을 끌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후속 보도가 없어서 비가 내렸는지 여부는 알 수 없었다. 

빠왕 후잔이 정치에 동원되는 경우도 있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집권 초기에 시내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상되자, 시위 예정지인 호텔 인도네시아 앞 분수대 주변에 빠왕 후잔 수십 명을 불러서 비를 내리는 기도를 하게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날 날씨는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고, 시위는 주최 측 주장만큼 시위대가 모이지 않아서 흐지부지 끝났다. 기자들이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빠왕 후잔 동원 여부를 물었지만 그는 부인했다. 

요즘처럼 가물 때는 빠왕 후잔이 활약을 해줘야 하는데, 가뭄의 기운이 너무 쎄서 빠왕 후잔도 어쩔 수 없는 걸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도 있는데...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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