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메나에서 한 건물이 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2019.09.24 [유튜브 캡처]
뉴기니섬 인도네시아령 빠뿌아에서 지난달 23일 소요사태 발생 후 불안감을 느낀 외지인 1만1천여명이 거처를 떠나 대피했다.
인도네시아 사회부는 3일(현지시간) 와메나시 소요사태 발생 당일부터 이달 2일까지 공군 수송기로 7천467명, 민항기로 4천179명이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3일 와메나시에서는 수백 명의 빠뿌아인이 관공서와 상점, 주택,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르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고교 교사가 빠뿌아 출신 학생들에게 '원숭이'라 불렀다는 소문이 SNS에서 퍼지면서 시위가 촉발됐다.
날카로운 흉기에 찔리거나 집이나 상점에서 불에 타 숨진 사망자가 모두 33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5명이 자바섬 등에서 이주한 외지인들이었다.
뉴기니섬의 서쪽 절반을 차지하는 빠뿌아는 50년 전인 1969년 주민투표로 인도네시아 영토에 편입됐으나, 분리주의 운동이 이어져 왔다.
본래 빠뿌아인들은 멜라네시아 인종이고 대부분 기독교다.
빠뿌아 합병된 뒤 자바섬 등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이 대거 이주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이슬람 신자이다. 빠뿌아 거주자의 거의 절반이 외지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빠뿌아는 금광을 비롯해 풍부한 광물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고, 지역 경제권을 이슬람 신자들이 쥐고 있다.
빠뿌아인들은 자신들이 착취당하고 있다고 불만을 가지고 있던 터에 소요사태가 발생하자 외지인들에게 분풀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점 때문에 외지인들이 서둘러 빠뿌아섬을 떠나는 상황이다.
와메나에서 탈출해 고향인 수마트라섬으로 돌아간 에리잘(42)씨는 "이번 소요사태로 아내와 아이가 죽었다"며 "가게도 모두 불탔고 다시는 와메나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