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밤입니다. 캄보디아 Siem Reap의 한 호텔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일렁여서 밤을 새우고 어제 새벽에 공항으로 나섰습니다. 애착이 크면 멀리서 바라보기도 필요하리라 봅니다. 집을 나서면 늘 낯선 사람들 속에서 그리움과 그리움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지만…… 하지만 사랑이 더욱 깊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그저 멍하니/그대들만 바라봅니다/천녀天女의 옷깃이 바람에 나부끼며 내는 신묘한 소리를/귀울음으로 들으며/한 나절”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