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침묵하는 이유가 뭐예요? 쑥맥도 아니고.”

“후한이 있을까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거지.”

  우리는 갑과 을, 강자와 약자라는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갑이면서 을이고 을이면서 갑인, 강자면서 약자이고 약자이면서 강자인 역학 관계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정당한 주권을 어떤 방식으로든 행사할 수 있어야겠지요. 부당함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고 그 부당함을 묵인하는 것입니다. 긴 세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 역학 관계 속에서 안타깝게도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부당한 요구에 우리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도 못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그동안 내부에 머물렀던 우리의 에너지와 목소리를 대한민국의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드러내야할 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침묵하는 이유가 뭐예요? 숙맥도 아니고.”

“후환이 있을까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거지.”

 

‘어떤 일로 말미암아 뒷날 생기는 걱정과 근심’ 즉 뒤탈을 뜻하는 말은 ‘후환(後患/뒤 후, 근심 환)’입니다. ‘후환이 두렵다, 후환을 없애다’와 같이 쓰지요. ‘후한’으로 잘못 쓰는 것은 뒤따르는 한(恨), 즉 원망, 억울함 정도로 유추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여한(餘恨)이라는 말은 사용해도 후한(後恨)이라는 말은 사용하지는 않지요.

“자신의 그릇된 판단과 결정으로 인하여 발생한 후한(×)/후환(○)이라면 기꺼이 감당해야겠지.”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은 숙맥(菽麥/콩 숙, 보리 맥)입니다.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름을 이르는 말’인 숙맥불변(菽麥不辨)에서 온 말이지요. 어원을 알면 ‘숙맥’을 [쑥맥]으로 된소리 발음을 하거나 ‘쑥맥’으로 쓰는 것은 잘못임을 쉽게 이해해 볼 수 있지요.

“그 친구 연애에 숙맥(○)/쑥맥(×)인 줄 알았더니 다음 달에 결혼한대.” [데일리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