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30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30

기사입력 2019.11.20 11:5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무슨 말인가 더 드릴 말이 있어요

                                               김용택

오늘 아침부터 눈이 내려
당신이 더 보고 싶은 날입니다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면
당신이 그리워지고
보고 싶은 마음은 자꾸 눈처럼 불어납니다
바람 한점 없는 눈송이들은
빈 나뭇가지에 가만히 얹히고
돌멩이 위에 살며시 가 앉고
땅에도 가만가만 가서 내립니다
나도 그렇게 당신에게 가 닿고 싶어요.

아침부터 눈이 와
내리는 눈송이들을 따라가보며
당신이 더 그리운 날
그리움처럼 가만가만 쌓이는
눈송이들을 보며
뭔가, 무슨 말인가 더 정다운 말을
드리고 싶은데
자꾸 불어나는 눈 때문에
그 말이 자꾸 막힙니다.

창비시선 130 『강 같은 세월』 창작과비평사, 1995

20일 식물카페.jpg▲ 사진: 김상균
 


어느덧 겨울의 초입에 섰습니다. 하늘은 물먹은 솜처럼 무겁게 내려앉은 날. 아주 허망하지만 푸근하게, 차갑지만 담담하게 눈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점차 4B연필로 열심히 그어대듯 빼곡히 공간을 채우는 눈, 이제 눈앞의 사물들이 잊혀가네요.
“오늘 아침부터 눈이 내려/당신이 더 보고 싶은 날입니다/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면/당신이 그리워지고/보고 싶은 마음은 자꾸 눈처럼 불어납니다/……/나도 그렇게 당신에게 가 닿고 싶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당신만 또렷해지는지……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George Winston의 ‘December’입니다.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