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 할머니께서 궁녀였다는 말에 모두들 저으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
“양로원에서 함께 생활해 오신 다른 할머니께서 귀뜸해 주셔서 알았어.”
어느 날 입시 공부에 지친 우리는 학교 옆 양로원 쪽으로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나갔습니다. 그 날 우리는 거기서 아흔을 넘긴 연세에도 여전히 고우신 궁녀 할머니를 처음 만났지요. 주름살 너머에 가려진 할머니의 삶을 만났고 분위기는 이내 숙연해졌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지요. 오늘 만나게 될 그 누군가도 내 생각이나 판단 이전에 그만의 삶의 주체이고 주인공인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정현종 <방문객>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그 할머니께서 궁녀였다는 말에 모두들 적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
“양로원에서 함께 생활해 오신 다른 할머니께서 귀띔해 주셔서 알았어.”
저으기 × ⇒ 적이 ○
귀뜸 × ⇒ 귀띔 ○
‘꽤 어지간한 정도로’를 나타내는 말은 ‘저으기’가 아닌 ‘적이’입니다. ‘적이’의 어원은 ‘적다’로 의미가 어원에서 멀어진 사례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어원 ‘적다’와의 관계는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저으기’가 아닌 ‘적이’를 표준어로 삼고 있습니다.(표준어규정 제5항)
“모두들 반가워하면서도 달라진 그의 모습에 저으기(×)/적이(○) 놀라는 눈치였어.”
‘상대편이 눈치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미리 슬그머니 일깨워 줌’을 뜻하는 말은 ‘귀띔’이고 [귀띰]으로 발음하지요. ‘귀띔’은 ‘귀가 (번쩍) 뜨이다’에서 어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뜨이다(뜨다의 피동형)’는 ‘처음으로 청각이 느껴지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줄여 쓰면 ‘띄다’가 되고, ‘띄다’의 명사형이 바로 ‘띔’입니다. 따라서 ‘귀뜸’이 아닌 ‘귀띔’으로 써야 맞습니다.
“오면 온다고 귀뜸(×)/귀띔(○)이라도 해 주지 않고.”
“인도네시아 말을 배우기 시작한 지 반년 쯤 되니 귀가 트이기(×)/뜨이기(○)(또는 띄기) 시작하더라고.” [데일리인도네시아]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