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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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35

기사입력 2019.12.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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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크리스마스

                                         박화목

쌍 촛불 밝혀논 어느 다행한 문전에 서서
나와 함께 즐거운 캐롤을 부르던
그대는 지금 어디 갔는가?

세상 풍파 일어도 겁내지 않고
나 그대 위하여 살아가리란 복된 소망을 나에게 준
지금 어디 있는가?

털실 장갑을 통하여 서로 나뉘던 따사한 체온
호호 부는 입김이 나의 얼굴을 스치었나니라.
그 옛날 흰 눈 오는 크리스마스는 정녕
나의 가슴을 울렁거렸거늘,

변치말자 변치말자 변치말자고
일곱에 일곱 번을 더 언약하고 맹세하던
나의 그대는 왜 오늘 나와 함께
있을 수 없단 말인가?

더 쓸쓸하기만 한 저자를
하염 없이 싸다니다가
어느 기억의 점방에서 사들인 그대에게 줄 선물
그 포장 위에 대체 어디로 가는 주소를
나는 써야 하는가!

『그대 내 마음의 창가에 서서』 보문출판사, 1960
박태일 가려뽑음 『크리스마스 시집』 양업서원, 1999

식물원카페.jpg▲ 사진 김상균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 연말연시라는 시기와 맞물려 ‘설렘’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경기(景氣)와 관련지어 올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어떻다는 얘기하는 것도, 이 무렵 사람들이 갖게 되는 ‘들뜸’이라는 특성과 연관 지어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당과 교회에 모인 사람들과는 달리 지금쯤 이리저리 몰려다닐 사람들과 왁자지껄할 거리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그 인파들과 함께 호흡했던 시절과 그때의 친구들, 모두 꽤나 멀리 있는 듯합니다.
“나와 함께 즐거운 캐롤을 부르던/그대는 지금 어디 갔는가?//세상 풍파 일어도 겁내지 않고/나 그대 위하여 살아가리란 복된 소망을 나에게 준/……//……/그 옛날 흰 눈 오는 크리스마스는 정녕/나의 가슴을 울렁거렸거늘,”
‘설렘’의 있고 없음과 강약의 정도는 당신이 청년, 중년, 노년 어디쯤 있는지를 말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Sia의 ‘Snowman’입니다.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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