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갠, 안절부절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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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갠, 안절부절못하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97
기사입력 2020.01.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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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맑게 개인 하늘을 보기 드물 만큼 연일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리고 있어요.”
“이미 산사태를 겪은 마을 주민들은 계속되는 비 소식에 안절부절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해요.”

우산 장수와 소금 장수 아들을 둔 노모가 비가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을 했다더니 안타깝게도 근래 인도네시아 상황이 그렇습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에 산불로 고통을 겪어야 했던 인도네시아가 새해 벽두부터 쏟아진 폭우로 또 다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지요.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좋다는 생각은 현실과는 괴리가 큽니다. 곳곳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여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왔고 이런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대부분 저소득층입니다. 구호의 손길도 필요하지만 반복되는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에 인니 정부가 적극 나서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맑게 하늘을 보기 드물 만큼 연일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리고 있어요.”
“이미 산사태를 겪은 마을 주민들은 계속되는 비 소식에 안절부절못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해요.”

몰틀알틀.jpg
 
개인 × ⇒ 갠 ○
안절부절하다 × ⇒ 안절부절못하다 ○

‘개다’는 ‘흐리거나 궂은 날씨가 맑아지다’, 또는 ‘언짢거나 우울한 마음이 개운하고 홀가분해지다’는 뜻의 자동사로서 ‘날이 개다’, ‘기분이 개다’와 같이 쓰입니다. ‘개다’는 ‘개고, 개니, 개어, 갠’ 등으로 활용합니다. ‘개이고, 개이니, 개이어(개여), 개인’과 같이 활용하는 것은 기본형을 ‘개이다’로 잘못 알고 있거나 사동피동접미사 ‘-이-’의 사용 오류로 보입니다. 
“비가 개이더니(×)/개더니(○) 하늘에 무지개가 떴어요.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를 뜻하는 말은 ‘안절부절못하다’입니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 ‘안절부절’과 ‘못하다’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지요. ‘못하다’는 부정의 뜻이 있어서 앞에 오는 말을 부정할 때 씁니다. 이런 이유로 ‘안절부절’과 ‘못하다’가 만나 이루어진 ‘안절부절못하다’는 단어의 형태와 의미가 상충하므로 ‘안절부절하다’로 써야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그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표준어 규정 제1부 제3장 제25항)에 따라 현재 ‘안절부절못하다’만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안절부절해요(×)/안절부절못해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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