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건강하세요(?),뒤치다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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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건강하세요(?),뒤치다꺼리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99
기사입력 2020.01.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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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올 한 해도 건강하세요.”
“차례 음식 준비하고 식구들 뒤치닥거리한다고 애썼지?”

설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즐거워야할 명절 연휴가 누군가에게는 결코 즐겁지만은 않지요. 내 아내, 내 며느리, 내 딸은 어떤가요. 과거에 비하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편중된 명절 가사노동으로 인하여 명절 때만 되면 명절증후군을 겪는 여성들이 많다고 합니다. 올해 여성가족부에서는 명절증후군 없이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는 ‘가사노동 사다리 게임’을 제작 배포하기까지 했더군요. 이번에 기회를 놓쳤다면 다음 명절에는 ‘가사노동 사다리 게임’으로 장보기, 전 부치기, 상차리기, 아이돌보기, 설거지하기, 청소 등 명절 가사노동을 성 역할 구분 없이 나누어 함으로써 명절을 모두가 평등하고 유쾌하게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올 한 해도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차례 음식 준비하고 식구들 뒤치다꺼리 한다고 애썼지?”

1일 몰틀알틀.jpg
 

건강하세요. × ⇒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
뒤치닥거리 × ⇒ 뒤치다꺼리 ○


기원을 담아 주로 새해에 덕담으로 나누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라는 말은 어법에는 맞지 않는 말이지요. 우리말 문법 체계는 ‘건강하다, 행복하다, 아름답다’ 등 형용사는 ‘-해라, -해, -하세요, -하십시오’와 같은 명령형 어미를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에게 하는 인사말에 명령형 문장은 우리의 표준 언어 예절에도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립국어원에서는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빕니다)’, ‘건강히(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더욱 강녕하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표현하기를 권하고 있지요. 하지만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를 관용적 인사말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경자년 새해에도 행복하세요(×)/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뒤에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일, 또는 일이 끝난 뒤에 뒤끝을 정리하는 일’을 일컫는 말은 ‘뒤치다꺼리’입니다. ‘뒤’와 ‘일을 치러 내는 일, 남의 자잘한 일을 보살펴서 도와줌’을 뜻하는 ‘치다꺼리’가 만나 이루어진 합성어지요. ‘치다꺼리’를 ‘치닥거리’로 쓰는 것은 ‘골칫거리(골치+거리), 기삿거리(기사+거리), 관심거리(관심+거리), 볼거리(보다+거리)’ 등과 동일한 구성으로 보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러나 재료나 소재를 뜻하는 ‘거리’ 앞에 오는 말인 ‘골치, 기사, 관심, 볼(보다)’ 등과는 달리 ‘치닥’이나 ‘뒤치닥’은 그 형태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형태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발음대로 된소리(‘꺼’)로 적도록 규정하고 있지요.(한글 맞춤법 제5항) 따라서 소리 나는 대로 ‘치다꺼리’ 또는 ‘뒤치다꺼리’로 써야 합니다. 참고로 뒤에 ‘꺼리’가 붙는 말은 ‘입치다꺼리’를 포함하여 이 셋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거리’로 쓴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이전 사람들이 벌여놓은 일, 뒤치닥거리(×)/뒤치다꺼리(○)한다고 모두들 고생했어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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