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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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40

기사입력 2020.02.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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횔덜린의 그 집
 ―튀빙겐에서

                                 오규원

그 집은 네카강변에 있다
그 집은 지상의 삼층이다
일층은 땅에
삼층은 뾰족하게 하늘에
속해 있다 그 사이에
사각의 창이 많은
이층이 있다
방안의 어둠은 창을 피해
서 있다
회랑의 창은 모두
햇빛에 닿아 있다
그 집은 지상의 삼층이다
일층은 흙 속에
삼층은 둥글게 공기 속에 있다
이층에는 인간의 집답게
창이 많다
네카강변의 담쟁이덩굴 가운데
몇몇은
그 집 삼층까지 간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153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 문학과지성사, 1995


식물원카페.jpg▲ 횔덜린의 집(사진 출처: https://www.tuebingen-info.de/de/tuebinger-flair/kultur-veranstaltungen-tickets/hoelderlin-jubilaeumsjahr-2020)
 
어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이 생중계되었습니다.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은 아예 없었던 듯합니다. 식물원 카페5에서 ‘영화 「기생충」의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그때와는 비교 불가능한 언론의 찬사를 접하며 새삼 아카데미 상의 위력(미국의 위력?)을 느끼게 됩니다.
“그 집은 지상의 삼층이다/일층은 땅에/삼층은 뾰족하게 하늘에/속해 있다 그 사이에/사각의 창이 많은/이층이 있다/방안의 어둠은 창을 피해/서 있다/……/이층에는 인간의 집답게/창이 많다/네카강변의 담쟁이덩굴 가운데/몇몇은/그 집 삼층까지 간다”
영화 「기생충」과 관련지어 위의 시 ‘횔덜린의 그 집’을 선정했습니다. 마침 올해가 독일의 시인 횔덜린(Johann Christian Friedrich Hölderlin)의 탄신 25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O.S.T. 중  ‘Playing Love’입니다.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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