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서평] 책 타고 자바 횡단... 자바 우체부길/고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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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 타고 자바 횡단... 자바 우체부길/고영훈

기사입력 2020.02.1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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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자바의 우체부길3.jpg▲ 책 표지 [한국외대 지식출판원]
 
고영훈 한국외대 교수가 들려주는 인도네시아의 어제와 오늘

자바 우체부길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까? 

길은 사람이 이동하고 만나는 움직이는 공간이다. 자바 우체국길에는 인도네시아인, 네덜란드인, 중국인 그리고 한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홀로 걷거나 같이 걷고 싸우기도 하며 살아낸 200여 년의 시간이 쌓여 있다.   

고영훈 한국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교수는 네덜란드 식민시대에 개발된 우체부길을 따라 자바섬을 자동차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횡단하며 과거와 현재, 자바섬을 넘어서 수마트라, 발리, 깔리만딴, 말루꾸제도 그리고 한국인과 한국기업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이야기를 <자바 우체부길>에 담았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 술탄의 마차.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열대박물관 소장 2019. 06.jpg▲ 술탄의 행차.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인도네시아 도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열대박물관 소장 [사진: 데일리인도네시아]
 
저자에 따르면, 자바 우체부길은 자바섬 서쪽 끝인 안야르(Anyar)에서 시작해 동쪽 끝인 빠나루깐(Panarukan)에서 끝나는 총 길이 1,000킬로미터의 도로로, 보고르-반둥, 뚜반-그레식 구간을 빼면 현재의 인도네시아 1번 국도와 거의 일치한다.

자바 우체부길은 네덜란드령 동인도(Hindia Belanda, 현재 인도네시아)의 제33대 총독인 다엔델스가 재임기간인 1802년부터 2년 간 만든 길로, ‘다엔델스 길’이라고도 불린다. 

고 교수는 다엔델스가 자바에서 식민통치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우체부길을 개발했고, 단시간에 도로망을 완공하기 위해 공사에 동원된 주민을 혹독하게 다뤘다며, 영국 식민통치 정부 기록을 인용해 우체부길 건설 과정에서 1만2천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예를 들었다. 자바인들에게 자바 우체부길은 근대화가 아니라 고통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1200px-Java_Great_Post_Road.svg.png▲ 네덜란드어로 만든 자바 우체부길 지도. [위키피디아]
 

저자는 출발지인 안야르에서는 다엔델스 총독과 네덜란드 식민시대; 찔레곤에서는 반뜬 왕국 역사와 네덜란드에 대한 저항, 수마트라 섬과 자바 섬과 관계; 세랑에서는 그 지역을 배경을 쓰여진 소설 <막스 하벨라르>에 대해 설명을 하고, 끄라까따우 지역에서는 1883년 끄라까따우 화산 폭발과 2013년 완공된 포스코제철소를 언급한다. 

그는 자카르타 위성도시인 땅그랑은 산업도시이자 한국인이 많이 거주한다고 소개하고, 원래 땅거란(Tanggeran)이었는데 네덜란드 식민통치 정부 때 표기를 잘못해 Tangerang으로 표기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설이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어는 원칙적으로 철자대로 발음하지만, 땅그랑은 땅어랑(Tangerang)이라고 쓰고 땅그랑(Tanggerang)이라고 발음하는 인도네시아어에서 몇 안 되는 표기와 발음이 다른 예외 중 하나다.  

저자는 자카르타 도로를 달리며 지명이 순다끌라빠에서 자야까르따, 바따비아, 자카르타로 바뀌는 과정과 순다왕국, 인도네시아 근대문학이 시작되기 전 있었던 중국계 혼혈인들이 쓴 말레이어 문학작품, 중국 이주민 역사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꾸닝안을 지날 때는 자카르타 폭탄테러; 깔리바따 영웅묘지에서는 하비비 대통령을 회고했다.  

고 교수는 데뽁에서는 현재 국립인도네시아대학교(UI)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유학생들을 만났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어의 유래, 찌아찌아어의 표기문자로 한글 차용 문제에 대한 의견도 밝힌다. 

보고르식물원에서는 말루꾸 제도에서 전해지는 농경 기원 신화인 <하이누월레 신화>를 소개하고; 짜다스 빵에란 지역에서는 네덜란드에 저항한 빵에란 꼬르넬(Pangeran Kornel), 드막 왕국 역사, 1965년 반공이라는 명분으로 일어난 대규모 학살사건, 수하르토 독재와 그에게 글로 저항한 대문호 쁘라무디아 아난다 뚜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정부의 부패 사건 등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대표적인 한국기업 CJ 인도네시아 공장이 있는 동부자바 주 빠수루안 지역에서는 인도네시아 진출 한국기업이 토착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과 한국 기업 간 협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스머당의 두부, 수라바야의 빈땅(Bintang) 맥주와 소또아얌, 빠수르안의 두리안 등 지나는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도 빼놓지 않고 관심을 보인다.  

14일 자바의 우체부길2.jpg▲ 책 소개 유튜브 캡처 [한국외대 지식출판원]
 

고 교수는 동부자바에 있던 고대왕국 마자빠힛의 하얌우룩 왕이 끄라까산(Kerakasan)에 위치한 자붕 사원(Candi Jabung)을 방문한 기록을 인용해, 자바 우체부길이 다엔델스 총독이 새로 건설한 것이 아니라 고대부터 있던 길을 확장·정비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자바섬 서단에서 시작한 자바섬 횡단 여행이 끝나는 곳은 자바섬 동단 빠나루깐 우체국이다. 그리고 빠나루깐 우체국은 고 교수가 원래 출발지인 자카르타로 돌아오는 여정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자바 우체부길>은 인도네시아 지도, 자바 지도, 자카르타 지도 등을 펼쳐 놓고 읽은 지점을 표시하며 읽으면 함께 여행하는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살고 있는 곳이나 며칠 후 여행가야 할 곳처럼 지금 가장 알아야 하거나 궁금한 곳부터 보면 된다. 자동차는 길을 건너 뛸 수 없지만 책장은 얼마든지 넘기고 보고 싶은 장만 읽을 수 있으니까.

14일 자바의 우체부길1.jpg▲ 만약 여러분이 인도네시아의 한적한 시골 도로에서 ‘수라바야까지 100km’ 라고 적힌 표지판을 본다면, 이 거리는 과연 어느 지점까지의 거리를 말하는 걸까요? 우체국이다. 당시에는 우체국이 그만큼 중요했다. [한국외대 지식출판원]
 
이 책에 대해, 저자는 “내가 알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대중들에게 쉽게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시리즈로 쓰기로 했고 <자바 우체부길>이 첫 번째 결실”이라고 책 소개 글에 설명했다.  

 ‘길’의 의미에 대해, 고 교수는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소중한 장치이자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며, 근대화와 현대화를 상징한다고 답했다. 

<자바 우체부길>은 한국외대 지식출판원이 2018년 출간한 세계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중 두 번째 책이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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