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임차(임대)하다, 도무지, 도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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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임차(임대)하다, 도무지, 도저히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04
기사입력 2020.03.0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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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코로나19 여파로 가게를 임대하여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큰 가운데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인하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요.” 
“마스크 불법 수출과 매점매석 등 도저히 기본 양식이라고는 없는 사람들도 있어요.”

대구ㆍ경북 지역에 방역물품 및 구호물품을 보내는 사람들과 업체들과 병상 나눔에 동참하는 지자체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연대하고 있습니다. 수난의 역사라고 할 만큼 우리 민족은 많은 어려움들을 겪어왔지만 선과 정의를 지향하는 우리 민족은 그 때마다 모든 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어 지혜롭게 극복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전국,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은 우리 모두를 안타깝게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사익이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길입니다. 함께 나아가길 바랍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게를 임차하여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큰 가운데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인하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요.” 
“마스크 불법 수출과 매점매석 등 도무지 기본 양식이라고는 없는 사람들도 있어요.”

몰틀알틀.jpg
 
임대하다?  임차하다?
도무지?  도저히?

돈을 내고 남의 물건을 빌려 쓰는 것은 ‘임차’이고 돈을 받고 자기의 물건을 남에게 빌려주는 것은 ‘임대’라는 것을 알면서도 저 역시도 습관적으로 ‘임차하다’를 써야 할 자리에 ‘임대하다’를 쓸 때가 많습니다.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뜻을 고려하여 의도에 맞게 적절하게 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자카르타에서 한 달 정도 머물 거라면 호텔도 좋지만 아파트나 주택을 임대(×)/임차(○)하는 것도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하여도’의 뜻으로서 부정의 의미를 더하거나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 중에 ‘도무지’와 ‘도저히’가 있지요. 그런데 이 둘은 같으면서 다른 표현입니다. ‘도무지’는 하고자하는 의지가 있고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지 못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일은 도무지 못하겠어.”라고 한다면, 그 일을 할 의지와 노력을 충분히 기울였지만 이루지 못했음을 내포하지요. 
반면에 ‘도저히’는 ‘도무지’처럼 하고자 하는 의지나 사전 노력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 일은 도저히 못하겠어.”라고 한다면,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즉, 그 일을 하고 싶어서 노력을 기울였지만 능력이 미치지 못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고, 그 일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나 노력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못하겠다는 화자의 생각을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도 있지요. 전자의 경우는 ‘도무지’와 바꿔 쓸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바꿔 쓸 수 없습니다. 이처럼 ‘도무지’와 ‘도저히’는 말하는 이의 의도와 상황에 따라 서로 치환이 가능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따라서 말하는 이의 의도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선택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다음 문장의 경우, 문맥상 지금 상황을 이해하고 싶고 그래서 노력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둘 다 사용이 가능합니다.
“지금의 상황을 도무지(○)/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도무지’는 ‘이러니저러니 할 것 없이 아주’라는 뜻으로도 쓰인다는 점에서도 ‘도저히’와 다릅니다. “마스크 불법 수출과 매점매석 등 도무지 기본 양식이라고는 없는 사람들도 있어요.”에서 ‘도무지’는 문맥상 ‘아무리 하여도’가 아닌 ‘이러니저러니 할 것 없이 아주’라는 뜻으로 쓰인 사례이므로 ‘도저히’를 대신 사용할 수 없지요. 다음도 같은 사례입니다.
“그는 도무지(○)/도저히(×) 예의라고는 없는 사람이야,”
“그는 도무지(○)/도저히(×) 일을 하지 않아.”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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