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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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45

기사입력 2020.03.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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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시론

                                   이선영

내 시가 아름답지 못해서
새끼 고양이가 거리 한복판에 버려졌다
내 시가 힘주어 말하지 못해서
한 소녀가 거리에서 싸늘하게 발견되었다
내 시가 멀리까지 닿지 못해서
소중한 마음의 결들이 상했다
내 시가 커다란 울림을 갖지 못해서
불쌍한 한 사람이 다른 불쌍한 한 사람을 해쳤다
세상이 움트는 새싹을 밟으려는 마음과 스스로의 새순을 자르고 싶은 마음과 씨앗이 말라버린 마음들로 붐빈다
휑휑한 마음의 주검들로 그득하다
이 세상에서 흉흉한 마음의 얼룩들이 가시지 않는 한
내 시는 계속 씌어지리라, 오래, 씌어져서
삶의 거친 나뭇결을 문지르는 사포가 되고
그 사포의 리듬을 따라 읊조리는
나직하지만 끊이지 않는 허밍이 되리리

                                       창비시선 304 『포도알이 남기는 미래』 창작과비평사, 2009

KakaoTalk_20200318_072506062.jpg▲ 김상균 사진
 
산수유, 목련, 개나리, 민들레…… 앞다퉈 봄꽃을 피우고 있는데 아직 우리에겐 봄이 오질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지구촌이 기후 문제, 대형 산불, 환경 오염, 감염병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제 더는 미루지 말고, 눈 앞의 이익에 연연해하지 말고, 전 세계가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여 실천할 방안을 찾아내고, 행동에 옮겨야 할 때입니다.
“내 시가 아름답지 못해서/새끼 고양이가 거리 한복판에 버려졌다/내 시가 힘주어 말하지 못해서/한 소녀가 거리에서 싸늘하게 발견되었다/내 시가 멀리까지 닿지 못해서/소중한 마음의 결들이 상했다”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Mozart의 ‘피아노협주곡 21번 2악장’입니다.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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