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월입니다. 벌써 4월이라고 해야 할까요? 벌써든, 이제든, 코로나19로 매일 언론과 방송이 도배되다시피 하며 두 달이 지나다 보니 시간이 빨리 흐른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아주 더디게 지나가는 듯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라는 장애물이 우리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어쩌는 수 없군요/(잠잠해지길) 기다릴 밖에’
“강가에 길이 따라갑니다/그러다 뚝, 끊겼습니다//……//간밤에 폭우로/바위산이 무너져 내렸습니다//굴러내린 바윗돌이 떠억/돌부처처럼 앉아 있습니다//……//어쩌는 수 없군요/기다릴 밖에//옆에서 해당화가/철없이 웃고 있네요”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이 우리에게 고통과 공포를 안겨주지만, 빛과 그늘이 있듯 긍정적인 면도 있는 듯합니다. 먼저, 인종, 지역, 민족, 국가라는 경계를 넘어 감염자가 늘어나다 보니 앞으로의 지구촌에선 인위적인 ‘칸 지르기’를 넘어선 ‘우리’라는 공감대가 더 수월하게 이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하나는, 직장과 학교에서와같이 모두가 한꺼번에 참여해야 하는 ‘일제식(一齊式)’ 대신 재택근무나 온라인 학습 같은 보다 다양한 선택이 과거보다는 수월하게 인정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덧붙여, 세계적인 경제 침체로 경제적 어려움은 늘어나겠지만, 공장 가동 중단과 차량 통행 제한 등으로 대기오염이 감소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 대부분의 사람이 함께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지금 우리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길, 그리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조속히 이뤄지길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Kat Edmonson의 ‘Hopelessly Blue’입니다.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