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소개시켜 준다더니 어찌 감감무소식이야?”
“좀 바빴어. 이번 주말에 만나자. 맛있기로 소문난 그 고기집 어때?”
좋은 사람이 따로 있을까? 삶은 만남의 연속이기도 하지요.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사회구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드러냅니다. 누군가가 혹은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충분히 좋은 사람입니다. 권력과 돈의 노예로 살면서 씻을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고도 여전히 사과는 커녕 모르쇠로 일관해온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인 올해에도 주어진 사과의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사죄를 하는 길만이 피해자 유가족은 물론 자신과 자신의 후손을 살리는 길임을 모르는 것인가, 용기가 없는 것인가.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좋은 사람 소개해 준다더니 어찌 감감무소식이야?”
“좀 바빴어. 이번 주말에 만나자. 맛있기로 소문난 그 고깃집 어때?”
소개하다? 소개시키다?
고기집? 고깃집?
접미사 ‘-시키다’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서 ‘사동’의 뜻을 더하여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동작이나 행동을 하게 할 때 사용합니다. 또한 동사 ‘시키다’ 역시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하게 하다’는 뜻으로 사동의 의미를 지닙니다. 따라서 ‘소개하다’와 ‘소개시키다(또는 소개를 시키다)’는 의미 차이가 크지요. 아래 두 문장에서 보면, 민호를 소개한 행위의 주체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①은 지우가, ②는 용준이가 소개 행위의 주체가 됩니다. 즉 민호를 소개받은 사람은 문장 ①에서는 용준, 문장 ②에서는 다른 누군가가 되겠지요.
① 지우는 용준에게 민호를 소개했다
② 지우는 용준에게 민호를 소개시켰다
다음은 어떨까요?
“학생들에게 민주시민 교육을 했어요/시켰어요.”
문법적으로는 둘 다 맞습니다. 그러나 문맥으로 볼 때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민주시민 교육을 했다는 뜻이므로 ‘교육을 했어요’로 써야겠지요. 만약 ‘교육을 시켰어요’라고 한다면 (학교가) 학생들로 하여금 (그 누군가에게) 민주시민 교육을 하게 했다는 뜻이 되겠지요.
‘-시키다’의 오용 사례로 ‘금지시키다, 유발시키다, 첨가시키다, 접수시키다, 주차시키다, 구속시키다’ 등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금지하다, 유발하다, 첨가하다, 접수하다, 주차하다, 구속하다’로 써야겠지요.
‘고기를 주로 파는 음식점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은 고깃집[고기찝, 고긷찝]입니다. ‘고기집’은 없는 단어입니다. 고기가 사는 집을 일컫고자 한다면 ‘(물)고기 집’으로 띄어 써야겠지요. 마찬가지로 ‘고깃배[고기빼, 고긷빼]’는 어선을 뜻하고, ‘고기 배’는 ‘(물)고기의 배’를 뜻합니다. 이 외에도 서로 쌍을 이루는 말 중에 ‘사이시옷(ㅅ)의 유무에 따라 의미뿐만 아니라 예사소리와 된소리로 발음이 달라지는 단어들이 있지요. ‘나무집[나무집](나무로 지은 집)-나뭇집[나무찝, 나묻찝](나무를 파는 집)’, ‘기와집[기와집](기와로 지붕을 올린 집)-기왓집[기와찝, 기왇찝](기와를 파는 집)’, ‘나무배[나무배](나무로 만든 배)-나뭇배[나무빼, 나묻빼](나무를 실어 나르는 배)’ 등이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할아버지를 따라 고기배(×)/고깃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나갔었어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