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도네시아, 라마단 종료 후 명절 즐기다 코로나 폭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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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라마단 종료 후 명절 즐기다 코로나 폭증 우려

기사입력 2020.05.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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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489347c1253a38aa6529dd8684838_KE6Rvd93MhABDgpAgGd4Yjj.jpg▲ 견인차를 빌려 숨어서 귀성하다가 적발된 여행자 차량. [유튜브 캡처]
 
귀향 금지에 여행 서류 위조, 400㎞ 걸어 고향 간 사람도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이 이달 23일 끝나고 새달이 시작된다고 발표됨에 따라 이슬람 신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가 들썩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을 우려해 귀향을 금지하고 기도도 집에서 하라고 당부하지만, 여행 서류 위조가 판치고, 400㎞를 걸어서 고향에 간 사람도 있다.

23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종교부는 달을 관측한 결과 24일부터 이슬람력으로 10월이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이슬람력으로 9월을 뜻하는 라마단은 초승달의 위치를 관측해 시작과 끝을 결정한다. 

인도네시아 인구 2억7천만명 가운데 87%가 무슬림이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라마단이 끝나면 통상 열흘 정도 '르바란'(이둘피트리)이라는 연간 최대 명절을 즐긴다.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은 "르바란 때 쓰려고 돈을 모은다"고 할 정도로 이 명절이 중요하다. 정규직들은 르바란 보너스로 한 달 치 월급을 받는다. 

매년 2천500만명 정도가 차량·선박·항공기를 타고 귀향길에 오르고, 전국 모스크에서는 대형 합동 기도회가 열린다. 

기도회 이후 대통령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유명인들은 관저나 자택을 개방하는 '할랄-비할랄'(halal-bihalal) 행사를 열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준봉쇄에 해당하는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이 내려진 대도시 거주민의 귀향과 합동기도회를 금지하고, 대통령의 할랄-비할랄 행사도 취소했다.

특히 르바란 연휴를 24∼25일 이틀로 줄이고 나머지는 12월 말로 변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경기도 엉망이라 '르바란 보너스'는커녕 무급휴가 또는 실직한 근로자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카르타 수도권 등을 제외한 인도네시아 상당수 지역은 모스크 합동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며 이미 온마을 주민이 불꽃을 터뜨리고 함께 행진한 곳도 있다.

명절용 새 옷과 식료품을 사기 위한 재래시장에도 인파가 북적거리고 있다. 경찰이 인파를 해산시키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르바란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는 대도시 거주민도 여전히 많다.

PSBB 적용지역 거주민은 회사의 출장명령서, 코로나19 대응 물자 수송 등의 근거를 갖추면 여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가짜 서류가 판을 치고 있다. 술라웨시섬 마까사르에 사는 한 부부는 자카르타에서 대학을 다니던 딸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지인 도움을 받아 마치 딸이 물자 수송 업체에 고용된 것처럼 서류를 만들어 보냈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 부부는 "딸이 자카르타에 혼자 있으면서 감염될까 봐 걱정된다"며 "무엇보다 예년처럼 딸과 함께 르바란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럭 안에 숨어서 자카르타를 빠져나가거나, 견인차를 빌려 고장 난 차량으로 위장한 미니버스 속에 숨은 귀향자들도 있다.

자카르타 경찰청 대변인은 "지금까지 돈을 받고 귀향자들을 태운 운전자 수백 명을 붙잡았다.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속이려 한다"며 "지금 중요한 것을 코로나19 확산 방지"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에서 관광버스 기사로 일하던 마울라나 아리프 부디 사트리오(38)는 직장에서 해고된 뒤 고향인 솔로로 돌아가려다 탑승 차량이 검문소에서 회송명령을 받자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달 11일 자카르타 외곽 찌부부르에서 출발, 400㎞를 걸어 5월 14일 중부 자바 그링싱(Gringsing)에 도착, 그곳에서 차를 얻어타고 스마랑을 거쳐 고향인 솔로(수라카르타)에 15일 오전 도착했다.

마울라나는 "자카르타에서 굶어 죽어갈지,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갈지 두 가지 선택밖에 없었다"며 "주유소 같은 곳에서 쪽잠을 자면서 하루 100㎞씩 걸었다"고 솔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설명했다.

그는 솔로시가 마련한 격리시설에서 14일을 보낸 뒤 부모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기준 총 2만796명이고, 사망자는 총 1천326명이다.

보건 당국은 르바란 기간 감염자 폭증을 우려하며 "제발 집에 있어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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