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는 '기름 얻으려' 쇠향고래 사체 훼손한 주민들 반성문
희귀 야생 고양이인 '아시아황금고양이'(Asian golden cat)가 인도네시아에서 멧돼지 덫에 걸려 구조됐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아시아황금고양이는 2008년부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종 적색목록 중 준위협종에 올라있다.
▲ 동물원에서 태어난 아시아황금고양이 새끼 자료사진[EPA=연합뉴스]
21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수마트라섬 서부 아감군의 숲에서 아시아황금고양이가 멧돼지를 잡으려고 설치한 덫에 걸려 왼쪽 앞다리를 다친 채 발견됐다.
이 고양이는 발견 당시 피를 많이 흘린 상태였고, 상처 주변에 파리가 들끓고 있었다.
마을 주민은 "멧돼지 덫을 설치하고 이틀 뒤에 보니 고양이가 걸려 있었다"며 "아시아황금고양이는 종종 마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수마트라의 멧돼지 덫에 걸려 발견된 아시아황금고양이[랑감·재판매 및 DB 금지]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야생동물 보호 당국 대원들은 아시아황금고양이를 부키팅기 동물원으로 데려와 치료 받도록 했다.
수의사는 "네 살 정도 된 수컷 야생고양이"라며 "상처로 볼 때 10시간 이상 덫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시아황금고양이는 잠시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18일 죽었다. 수의사는 "출혈이 심해 빈혈이 있었고, 온몸에 진드기가 심하게 퍼져있던 게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년에도 아시아황금고양이 두 마리가 비슷한 지역에서 구조됐으나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감염으로 죽었다.
아시아황금고양이는 털빛이 황금색이어서 '골든캣'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삼림 벌채 등에 따른 서식지 감소와 사냥으로 야생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 발리 해안서 발견된 쇠향고래 사체…주민들이 일부 훼손[sonorabalifm 인스타그램·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는 지난 19일 렘봉안 해안의 쇠향고래 사체를 훼손하는 동영상이 퍼져 야생동물 보호 당국이 조사를 벌였다.
쇠향고래는 꼬마향고래와 비슷한 종류로, 몸길이는 2.7m, 무게는 135∼270㎏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은 기름을 얻기 위해 고래의 사체를 일부 잘라낸 마을 주민들을 찾아내 반성문 겸 사과문을 쓰도록 했다.
해당 주민들은 "쇠향고래가 보호종인 줄 몰랐다"며 "다시는 같은 짓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야생동물 보호 당국 관계자는 "쇠향고래는 발리섬 남부에서 종종 발견되지만, 2018년부터 보호종에 추가됐다"며 "사체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보호종, 멸종위기종의 경우 소비하지 못하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