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잘란 잘란] 인도네시아 애니메이터 "코로나에 재택근무는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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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란 잘란] 인도네시아 애니메이터 "코로나에 재택근무는 행운"

기사입력 2020.06.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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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안.jpg▲ 인도네시아 애니메이터 디안 레스타리(26) [자카르타=연합뉴스]
 
한국인이 자카르타에 만든 스튜디오, 112명 재택근무…추가 채용도

[※ 편집자 주 : '잘란 잘란'(jalan-jalan)은 인도네시아어로 '산책하다, 어슬렁거린다'는 뜻으로, 자카르타 특파원이 생생한 현지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서부 대로변 한적한 식당 2층으로 올라가니 한국의 고시원처럼 작은 방들이 줄지어 있었다.

1층은 식당이고, 2층과 3층에는 7.5㎡(2.2평) 크기의 원룸 20개가 있다. 화장실은 공용으로 쓴다.

3년째 210호에 사는 애니메이터 디안 레스타리(26)는 지난 25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3월 중순부터 회사에서 쓰던 컴퓨터를 집으로 가져와 재택근무 중"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정말 많기에 나는 진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안의 고향은 수마트라섬 잠비주다. 어릴 적부터 TV 만화영화를 즐겨본 디안은 '내가 직접 만화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자바섬 땅그랑의 멀티미디어 누산타라 대학(UMN) 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졸업 후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그룹인 MNC 스튜디오에서 일했던 디안은 자신을 지휘하던 한국인 애니메이션 감독 오승현 씨가 2018년 8월 자카르타에 스튜디오(SHOH 엔터프라이즈)를 차리자 따라서 이직했다.

이 스튜디오는 '레이디버그', '미니특공대', '콩순이', '티버스터' 등 한국 만화작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작업을 수주해 자카르타에서 만들었다.

만화 캐릭터의 연기 동작을 담당하는 디안도 그동안 콩순이 등 다수의 한국 애니메이션 작업에 참여했다.

디안은 넷플릭스에 방영 중인 드림웍스 작품 '스피릿 라이딩 프리'를 거쳐, 현재는 디즈니의 '팬시 낸시'(Fancy Nancy)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매일 아침 30분씩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스튜디오로 출근했던 디안은 3월 17일부터 집에서 일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작업 특성상 수 십명씩 나란히 앉아 작업하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다.

이에 오승현 사장은 자카르타 주정부가 재택근무 전환을 결정하기도 전에 임직원 112명을 모두 각자 집에서 일하도록 결정했다.

직원들은 자신이 쓰던 컴퓨터를 집으로 가져가 작업하고, 회사에서 주는 식비를 '속도가 빠른' 인터넷비에 보태고 있다.

오 사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애니메이션 제작 계약이 늘자 이달 직원 10여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애니메이션 제작 수주액이 작년 전체 80만 달러에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160만 달러를 달성했다.

디안은 "집에서 일하니까 출퇴근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며 "특히 혼자 있으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일도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자카르타의 다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사무실에서 그대로 작업을 하는 곳도 있고, 직원의 70%를 해고한 곳도 있다"며 "안전하게 집에서 일할 수 있고,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재택근무의 단점을 묻자 디안은 "집에서 일하다 보니 휴식 시간의 개념이 없다. 식사 시간도 잊고, 잠자는 것도 잊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는 게 문제"라며 "생필품도 배달해서 쓰다 보니, 한 달 동안 외출이라고는 두 번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스튜디오에서 일하면 동료들과 바로바로 의견을 나누고, 수정작업을 할 수 있지만, 재택근무를 하면 왓츠앱, 줌과 같은 메신저와 화상 전화를 이용하긴 하지만, 직접 대면 작업을 하는 것만큼 편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디안은 "올해 1월 부모님을 만나러 고향에 다녀온 뒤 코로나 때문에 다시 가지 못하고, 화상 통화만 계속하고 있다"며 "어서 빨리 코로나 사태가 해결돼 사무실 출근도 하고, 부모님도 만나러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디안은 '인도네시아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묻는 말에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며 "대학교뿐만 아니라 직업학교에도 애니메이션 전공이 생겼고, 자카르타에 애니메이션 학원도 여러 개 생겼다"고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많기에 애니메이션 인기가 더 높아지고, 관련 사업도 더 발전할 것"이라고 희망찬 대답을 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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