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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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66

기사입력 2020.09.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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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이대흠

삶은 빨래 너는데
치아 고른 당신의 미소 같은
햇살 오셨다

감잎처럼 순한 귀를 가진
당신 생각에
내 마음에
연둣물이 들었다

대숲과 솔숲은
막 빚은 공기를 듬뿍 주시고
찻잎 같은 새소리를
덤으로 주셨다

찻물이 붕어 눈알처럼
씌룽씌룽 끓고
당신이 가져다준
황차도 익었다

                       창비시선 311 『귀가 서럽다』 창비, 2010


식물원카페.jpg▲ 사진 김상균
 

 “삶은 빨래 너는데/치아 고른 당신의 미소 같은/햇살 오셨다//감잎처럼 순한 귀를 가진/당신 생각에/내 마음에/연둣물이 들었다”
자연의 순리(順理)를 안다는 것. 내게 이미 와있는 행복을 알아채는 것. 자그마한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것. 이것은 사람을 제외한 모든 생물이 본능으로 알고, 어린아이일수록 더욱 쉬이 알아채며, 특별한 자격이나 훈련 없이도 ‘마음이 가난한 자’라면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모두는 그리 어려운 일이 결코 아닐 것입니다. 
 덧붙여, 햇살 한 자락에도 떠올릴 수 있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귀한 누군가가 내 마음과 함께한다면, 굳이 그이를 곁에 붙들어놓지 않아도, 우리네 삶은 풍요로울 것입니다. 행복해지는 데 뭐 그리 많은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지 진정 모르겠습니다.
이제 한가위 명절입니다. 부디 마음으로라도 따사롭고, 풍요로운, 은혜로운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조속히 코로나19 극복과 수재 복구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David Oistrakh의 ‘Beethoven Romance No. 2 in F Major, Op. 50’입니다.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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