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인도네시아가 현대차에 공들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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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인도네시아가 현대차에 공들이는 이유는?"

기사입력 2020.10.0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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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현대차에 공들이는 이유는?"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인도네시아에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 완성차 공장이 내년 3월에 완공해 연말에는 양산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현지에서 현대차에 대한 기대는 예상한 것보다 훨씬 크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현대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것 이상으로 현대차에 대한 바람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글로벌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회사이자 미래차인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수년 전부터 구애해온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산업의 생산유발 효과는 물론 고용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대차가 단순히 자동차를 생산하는 제조회사를 넘어서 전기차 자율주행 기반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플렛폼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혁신기업임을 조코 위도도(조코위)정부가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을 95% 가량 장악하고 있는 일본자동차 브랜드는 도요타를 제외하고 혼다와 닛산 등은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쏘타나.jpg▲ 현대차 쏘나타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61조원 가량을 투자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균형 잡히고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는 제품 전략과 정비·관리·금융·충전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 서비스 전략 등 큰 그림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예를 들면 개인용 비행기(PAV, Personal Air Vehicle)를 개발하고, 고객 취향에 맞는 쇼핑이나 음악 스트리밍 등 이동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트럭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수출을 시작했고 5년 안에 총 1,600대를 공급하기로 계약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2022년에는 유럽 시장을 넘어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기술적인 측면과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우선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승용차는 전기차로,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는 수소전기차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를 각각 56만대와 11만대 등 총 67만대로 확대한다는 게 목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런 움직임을 보고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테슬라, 아우디·폭스바겐, 르노·닛산 등과 함께 ‘글로벌 4강’ 체제를 이루며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본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체결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은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투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CEPA는 시장 개방과 함께 경제협력에도 무게를 두는 협정이다. 이 협정을 통해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 대부분의 관세가 즉시 철폐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현대차는 CEPA 협정으로 자동차 강판에 쓰이는 철강제품(냉연, 도금, 열연 등)과 자동차 부품(변속기, 선루프 등)의 관세 폐지 혜택을 받는다. 자동차 생산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부품을 보낼 때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줄어든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2019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3번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간 중 현대자동차와 투자협약식에서 “현대차가 진출하면 인도네시아 국민은 일본차뿐만 아니라 현대차까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현대차의 투자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 완전 무공해인 수소차와 전기차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코위 대통령은 2020년 1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관계자와의 연례회의에서 “2024년 자카르타에서 동부깔리만딴으로 이전하는 신수도에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운행을 금지하고 친환경 자율주행 전기차만 운행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엑시언트.jpg▲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수소전기 대형트럭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 외곽 버까시 지역에 현대차 완성차 공장을 유치한 데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배터리 생산 관련 기술력과 양산능력을 지니고 있는 LG화학 배터리 공장을 유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에릭 또히르 장관과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조정청장이 LG화학과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공장 설립 문제를 담판 짓기 위해 최근 서울을 방문했다. LG화학은 인도네시아에 단독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차와 첫 번째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인도네시아가 '2030 전기차 산업 허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0년간 3만1천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생산국으로서 2030년에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은 합작회사 형태가 아닌 단독 투자라는 점이 포인트다. 이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자동차가 약 1조8000억원(15억달러)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2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을 짓는다. 일본차 브랜드의 텃밭인 인도네시아 시장을 차세대 전략거점으로 삼아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승부수다. 2019년 연말 서부자바 주 찌까랑 지역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20년 9월 현재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이 내년 연말에 완공되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양산을 시작으로 소형 다목적차량(MPV)과 세단을 생산한다. 

25년 전인 1990년 중반에 시장경제를 무시한 정치적인 국민차 생산을 추진하며 한국 기아자동차가 인도네시아 진출했다. 기아차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수하르토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엎고 진행했으나, 결국 1998년 수하르토 대통령의 실각으로 인도네시아 국민차 사업은 완전히 중단되며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2020년 한국 자동차는 25년 전과 비교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협력해 만든 미래차가 동남아시아에서 누비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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