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포스트 코로나19… 교육, 일터 그리고 옴니버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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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포스트 코로나19… 교육, 일터 그리고 옴니버스법

기사입력 2020.10.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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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문화센터 요리실에서 직원이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될 '밀키트 활용 온라인 홈쿡 클래스'를 소개하고 있다. 2020.9.23

 

포스트 코로나19… 교육, 일터 그리고 옴니버스법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얼마 전 강원도 고성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통상 가족 여행을 떠나려면 방학이나 휴가철을 이용하게 되는데, 방학도 아니고 휴가철도 아닌 지난 9월에 우리 식구와 형네 가족이 다 모였다. 같은 호텔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었으나 6명 모두 흩어져 각자의 할 일 하다가 약속한 시간에 모여 함께 관광하고 회식을 하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하는 일도 각각 다르고 일터도 한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지에 흩어져 있음에도 원격근무와 원격수업이 만들어낸 코로나19 시대의 단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경제와 비즈니스, 직업, 교육, 종교, 정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전례 없이 지구촌에 영향을 미쳐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과 자원고갈부터 기후변화까지 여러 문제들이 국제적 이슈로 대두됨에 따라 각 국가들은 자국의 실정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증설하는데 노력을 하는 등 뉴노멀은 이전에도 진행되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가속화됐다. 이에 직면한 인류는 매우 혼란스럽고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변화에 맞닥뜨린 분야는 일터와 교육 환경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으로 부모와 아이들이 한 공간에 머물면서 각자의 일을 한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직장동료는 이웃사람이었다. 산업사회에서는 각자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이 회사에 모여 일하며 회식도 하면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으로 일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재택)근무가 급증하면서 일터 문화가 바뀌고 있다.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이 30% 이상이라고 한다. 재택근무는 매일 2시간 정도의 출퇴근 시간을 쓰지 않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공간에 모여 일하지 않음으로 인해 직장동료 간 유대관계가 약해져 공동체의식은 와해된다.   


고용관계도 대변혁기를 맞았다. 고용주와 노동자 모두 사무실 밖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해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일터 환경에서는 근로자를 업무 능력으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고용주는 고용인을 부하직원이라기 보다는 프리랜서로 느낄 것이다. 고용주는 4대보험 등 복지를 보장하는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될 것이고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많은 일자리가 프리랜서화될 것이다. 물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여러 개의 일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사회안전망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자신의 저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필수 노동자와 지식노동자(원격근무자), 그 외 노동자 등으로 분류해 직업의 변화를 예측했다. 필수 노동자는 의료, 공공시설, 제조업, 농업과 유통망 및 그 외에 경제가 굴러가고 사회 전반의 안전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말한다. 원격근무자는 기술, 금융, 여타 분야 등 전문직종 외에도 사무, 행정, 경영 인력들이다. 그 외의 노동자는 식당과 미용실, 배달업종 등에서 일하는 서비스 기반의 일들이며, 전체 숫자로 따지면 많은 수의 일들이 필수적이지 않은 현장 업무 인력으로 분류된다.   


최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서 빠져나가 원격근무 등을 하며 귀국하지 않고 있어서 산업 현장뿐만이 아니라 국제학교에서도 외국인 교사가 부족해졌고 온라인 수업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외국인 취업허가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현지 국제학교에 다니던 한국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강한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로 전학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한편으론 인도네시아에 있는 학생들이 한국, 미국, 프랑스 등의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을 직접 수강함으로써 교육의 질이 나아지고 대학에서 필요한 학점을 미리 취득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은평한옥박물관 등 공공시설들이 온라인 전시회를 개최하고, 국제서울도서전과 국제건축박람회 등을 온라인으로 개최함으로써 인도네시아에서 참여할 수 없었던 행사를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행사비도 항공료, 숙박료, 참가비 등 수백~수천 달러에서 1백달러 미만으로 국제학술회의에 참여해 최신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예견이라도 한 듯 작년부터 옴니버스법안(일명 일자리 창출법)을 준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지난 10월 5일 인도네시아 국회(DPR)는 옴니버스법안을 통과시켰다. 옴니버스법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투자 유치를 위해 노동법 등 79개 법률의 1,244개 조항을 일괄 수정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게 될 옴니버스법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및 퇴직금 산정 방식, 해고 기준 등이 고용주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코로나19로 경제 사정이 악화하자 더는 미룰 수 없다며 투자를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며 노동계를 설득하고 있다. 옴니버스법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한 달 내 개정안에 서명하면 즉시 효력을 발휘하지만, 시행령에 위임한 항목이 많아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정부규정(PP)이 나와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당분간 정부와 노동계의 밀고 당기기는 계속되겠지만 원만한 합의를 끌어내고, 코로나19 위기를 개혁의 기회로 삼아서 인도네시아가 세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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