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 애먼 짓, 구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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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 애먼 짓, 구태여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40
기사입력 2020.11.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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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공부는 안 하고 엄한 짓만 하고 있어서 잔소리 좀 했더니 아이가 밥을 안 먹겠대요.”

“구태어 먹으라고 안 해도 알아서 먹을 테니 걱정 그만 하고 이제 스스로 알아서 하게 너무 간섭하지 맙시다.”

 

잔소리를 안 하고, 안 듣고 살 수는 없을까? 간섭하지 않고, 간섭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부모란 본래 잔소리하는 존재며 아이들은 부모의 잔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할 정도로, 우리들 대다수는 부모의 잔소리를 듣고 자랐고, 마치 부모의 특권인 냥 우리의 아이들에게 오늘도 잔소리를 합니다. 관심과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회화의 근간이 되는 가정교육을 한다는 이유로. 그러나 이는 부모의 논리일 뿐 잔소리는 잔소리, 간섭은 간섭입이지요. 우리들 대부분은 잔소리와 간섭에 어느 정도 중독된 듯합니다. 조언이나 도움조차도 잔소리나 간섭처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행여 조언이나 도움조차도 잔소리나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트라우마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피고, 말하고, 듣고, 행동해야겠습니다. 이것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사는 지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공부는 안 하고 애먼 짓만 하고 있어서 잔소리 좀 했더니 아이가 밥을 안 먹겠대요.”

구태여 먹으라고 안 해도 알아서 먹을 테니 걱정 그만 하고 이제 스스로 알아서 하게 너무 간섭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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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의 뜻으로 사용하는 말로 ‘애먼’이 있습니다. 관형사로서 ‘애먼 짓, 애먼 일, 애먼 사람, 애먼 데’ 등과 같이 쓰입니다. 그런데 ‘애먼’ 대신에 ‘엄한’ 또는 ‘어만’을 쓰기도 하는데, ‘엄한’은 ‘매우 심한 추위’를 뜻하거나 ‘엄하다’의 관형형이고, ‘어만’은 지역 방언으로 표준어가 아니지요.

“정작 할 이야기는 못하고 어만(×)/엄한(×)/애먼(○) 소리만 하다 왔어.”

 

‘일부러 애써’를 뜻하는 말은 ‘구태여’로 표기하고 발음합니다. 부사로서 “하기 싫으면 구태여 하지 않아도 돼.”와 같이 부정하는 말과 어울려 쓰이거나 “구태여 잔소리를 할 필요가 있을까?”와 같이 반문하는 문장에 쓰이지요. ‘구태여’를 ‘구태어’로 잘못 발음하고 표기하는 것은 [여]보다 [어]로 발음하기가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회사 일도 바쁠 텐데 구태어(×)/구태여(○) 직접 올 것까지는 없어.”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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