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41/쓰레받기, 설거지
"플라스틱 음료수 용기가 쓰레받이 등 다양한 용도로 변신하는 영상을 보고 재활용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음식은 먹을 만큼만 덜어서 남김없이 먹으면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설겆이하기도 좋아요.”
환경을 지키고 살리는 길이 곧 인간을 살리는 길이라는 인식과 함께 세계적으로 제로웨이스트 또는 업사이클 디자인 운동이 확산하여 왔고, 에코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는 지자체나 단체 그리고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거나 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맥주나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는 전문 커피전문점의 매출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고 명품보다 업사이클 디자인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계속되면서 비대면 온라인 주문으로 인한 폐기물이 폭증하여,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루 평균 플라스틱 폐기물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3%나 늘었다고 합니다. 유통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꾼다든지 정책적 측면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플라스틱 음료수 용기가 쓰레받기 등 다양한 용도로 변신하는 영상을 보고 재활용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음식은 먹을 만큼만 덜어서 남김없이 먹으면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설거지하기도 좋아요.”
쓰레받이 × ⇒ 쓰레받기 ○
설겆이 × ⇒ 설거지 ○
‘비로 쓰레기를 받아 내는 도구’를 일컫는 말은 ‘쓰레받기’입니다. ‘쓰레받이’로 잘못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도구를 뜻하는 말들 중 ‘손톱깎이, 옷걸이, 먼지떨이’ 등과 같이 ‘깎다, 걸다, 떨다’ 등의 동사 뒤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들이 흔히 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쓰레받기, 흙받기’처럼 동사 뒤에 ‘-기’가 결합하여 도구를 뜻하는 말로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것은 ‘-이’로, 어떤 것은 ‘-기’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문법적 일관성보다는 언중들에 의해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굳어진 말들이 표준어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자동차 바퀴 뒤쪽에 흙받기(○)/흙받이(×)가 있는 차량이 많지 않아.”
‘설거지’와 ‘설겆이’가 같이 쓰인 적이 있었지요. 그러나 현행 표준어 규정은 ‘설겆-’은 현재는 없어진 고어로 처리하고 널리 사용되는 ‘설거지’를 표준어로 쓰도록 정하고 있습니다.(표준어 규정 제20항), 따라서 ‘설겆-’은 표준어가 아니므로 ‘설겆-’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를 결합시켜 ‘설겆이’로 적는 것 역시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설거지(○)/설겆이(×)를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까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