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 인도네시아 한인사회 변화와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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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 인도네시아 한인사회 변화와 대응

기사입력 2021.01.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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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수디르만 거리 2020.5.26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 인도네시아 한인사회 변화와 대응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전염병과 전쟁은 인류 역사의 한 획을 긋는다. 14세기 흑사병이 중세를 끝내고 르네상스를 이끈 결정적인 계기가 됐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계사의 한 장(Chapter)을 장식할 게 분명하다. 2020년 올해는 인류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세상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영화에서나 본 듯한 그런 세상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를 ‘전염병의 시대’라고 규정한다.


오죽하면 ‘BC를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 AC를 코로나 이후(After Corona)’라 부르는 말이 유행하겠는가? '언택트(untactㆍ비접촉)'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웨비나(webinarㆍweb+Seminar) 등 팬데믹 시대상을 응축한 단어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코로나 이전에도 이러한 단어들은 존재했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됐다.


의학과 백신기술이 크게 발달한 현대에도 전염병은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며, 특히 코로나19는 보건 문제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글로벌 공급망(Global Value Chain)의 변화와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코로나19 이후 산업계는 설비 자동화 확대를 가속화하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의 이동이 예상된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이 단기간에 이동하지는 않겠지만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은 과거와 비교해 점점 축소되고 아세안과 인도가 대체 생산기지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 아세안과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은 지난 11월 15일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한국-인도네시아는 지난 12월 18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최종 서명했다. 특히 한국기업은 CEPA를 통해 아세안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로 진출 영역을 넓혔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은 전체 품목 중 95.8%, 인도네시아는 94.8%의 관세를 철폐한다. 한·아세안 FTA와 비교하면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시장접근성이 14.7% 높아질 전망이다. RCEP과 비교해서도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시장접근성은 3.3%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판 뉴딜인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을 인도네시아와 협력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수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디지털 전환에 투자할 많은 자금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대표적 수혜자인 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유례없는 전염병은 한인사회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업무자동화로 고용인원이 줄고 이에 따라 작업장의 재배치가 불가피해질 것이다. 온라인 쇼핑·배달·배송 등 비대면 유통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한인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인 소상공인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영구 귀국을 고심하는 한인들이 주변에 늘어나고 있다. 한인 소상공인의 능동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코로나사태를 계기로 한인들은 의료체계와 복지에 대한 불안이 가중됐다. 노년기로 접어든 한인들은 상대적으로 의료시스템과 복지가 더 나은 한국으로 영구 귀국하려할 것이다. 한편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의 한국행 인원수도 코로나 이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에 대한 우려와 출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원격근무와 웨비나를 통한 인적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향후 여행이 재개되더라도, 직접적인 인적교류는 과거보다 훨씬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한인들의 개인적인 삶도 제각기 살아 나갈 방법을 찾는 ‘각자도생’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건과 위생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는 물론이고 외부와 접촉을 꺼리면서 운전기사 없이 자가운전을 하거나 가사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고 세탁기와 청소기 등 첨단 가전을 사용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종교도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크게 변화할 것 같다. 종교생활에서 사람들이 직접 만나서 나누는 소통과 교감은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팬데믹을 계기로 모이는 종교생활은 좀더 거리를 두게 될 것이다. 예배는 인원을 한정하거나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종교활동의 패러다임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따르면, 유아원부터 유치원, 초중고 및 대학과 대학원을 포함한 전 세계 교육기관에 등록된 학생 중 90%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해 몇 달 동안 학교 수업을 못 받았다. 즉 대부분 교과과정은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코로나 이후에도 대면과 비대면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식 교육이 진행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후 인도네시아 현지 국제학교의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반면, 온라인수업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로 전입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채찍을 가하며 변화와 개혁을 요구한다. 코로나 사태가 고통스럽고 우울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초고속의 변화에 우리가 적응을 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임은 분명하다. 흔히 ‘위기는 곧 기회다’라고 말하지만 ‘준비 안된 위기는 위기일 뿐이다’라고 코로나19는 우리를 일깨운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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