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인두겁, 붓두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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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인두겁, 붓두껍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58
기사입력 2021.03.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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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직원들의 불법 투기 의혹 보도를 보신 할아버지께서 인두껍을 쓰고 어찌 저럴 수 있냐며 몹시 언짢아하셨어요.”

  “문익점이 붓뚜껑에 목화씨를 몰래 숨겨 들여온 것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을 생각해서였지.”

 

  목화씨를 몰래 들여와 의류혁명을 일으킨 고려의 관료 문익점의 이야기가, 사실의 진위 여부나 행위의 옳고 그름과는 무관하게, 주목 받아 온 것은 백성을 생각하는 관료로서의 그의 자세 때문이 아닐까. 국민주거안정의 실현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으로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 발전을 선도’해야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원들의 신도시 개발과 관련한 땅 투기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정치, 사법, 금융, 산업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줄줄이 드러나고 있는 비리와 부패는 그동안 공적 기관이나 권력이 본연의 책임과 의무, 역할은 방기한 채 오랜 세월 사익 챙기기에 급급했음을 잘 보여줍니다.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모피아, 정피아, 관피아, 세피아, 법피아, 교피아, 해피아, 건피아, 축피아, 팜피아와 같은 말이 우리 사회에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지난한 과정일지라도, 하나하나 바로 세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LH 직원들의 불법 투기 의혹 보도를 보신 할아버지께서 인두겁을 쓰고 어찌 저럴 수 있냐며 몹시 언짢아하셨어요.”

  “문익점이 붓두껍에 목화씨를 몰래 숨겨 들여온 것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을 생각해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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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형상이나 탈’을 뜻하는 말은 ‘인두겁[인두겁]’입니다. 사람을 뜻하는 ‘인(人)’과 ‘가늘고 긴 물건의 끝에 씌우는 물건’을 뜻하는 ‘두겁[두겁]’이 만나 이루어진 단어지요. ‘겉으로만 사람의 형상을 하였다는 뜻으로, 행실이나 바탕이 사람답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뜻하고자 할 때 관용구인 ‘인두겁을 쓰다’라고 합니다. ‘인두껍’은 비표준어입니다. 

  “인두껍(×)/인두겁(○)을 썼다고 다 같은 사람인가요?”

 

  ‘붓촉에 끼워 두는 뚜껑’을 뜻하는 말은 ‘붓뚜껑’이 아니라 ‘붓두껍[붇뚜껍]’입니다. ‘인+두겁’과 같이 ‘붓+두겁’이 만나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다만 ‘인두겁’과는 달리 ‘붓두겁’이 ‘붓두껍’으로 변화하였고 두루 쓰임으로써 표준어가 되었지요. 따라서 한 단어로 쓸 때는 ‘붓두껍’으로 써야합니다. ‘붓두겁’은 ‘붓두껍’의 옛말로 비표준어입니다. 참고로, ‘두겁’이나 ‘뚜껑’과 함께 사용할 경우에는 ‘붓(의) 두겁’ 또는 ‘붓(의) 뚜껑’과 같이 띄어 써야 합니다.

  “과거에는 투표할 때 펜 뚜껑이나 붓두겁(×)/붓두껍(○)/붓 뚜껑(○)으로 기표를 했어.”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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