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붉으락푸르락, 켕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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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붉으락푸르락, 켕기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61
기사입력 2021.04.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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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jpg

 

  “과장이 현지인 비하 발언을 하자 갈리 씨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불그락푸르락/붉으락푸르락하더니 이내 나가버렸어.”

  “과장도 그게 캥겼는지/켕겼는지 갈리 씨를 따로 불러 사과를 했다더라고.” 

 

  보이는 대로 보기보다는 보고 싶은 대로 보거나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들리는 대로 듣기보다는 듣고 싶은 대로 듣거나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같은 것을 보거나 듣고도 생각이 다른 이유겠지요. 우리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비난하거나 차별하고 무시함으로써 곧잘 모순에 빠지곤 합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대부분의 개인적, 사회적 갈등들은 이러한 자기모순에서 비롯됩니다. 언제쯤 우리는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다름을 온전히 존중하게 될까. “모든 구성원은 성별, 국적, 인종, 장애, 출신 지역, 학교, 종교, 임신과 출산,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사회 경제적 배경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서울대 인권헌장의 조항을 인류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지구촌 그 어느 곳에서도 더 이상 차별로 인해 고통 받는 이가 없기를.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과장이 현지인 비하 발언을 하자 갈리 씨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이내 나가버렸어.”

  “과장도 그게 켕겼는지 갈리 씨를 따로 불러 사과를 했다더라고.” 

 

세종대왕.jpg

                                몰틀알틀1.png

 

  ‘몹시 화가 나거나 흥분하여 얼굴빛 따위가 붉게 또는 푸르게 변하다’를 뜻하는 말은 ‘붉으락푸르락’입니다. ‘울그락불그락’ ‘울그락푸르락’, ‘불그락푸르락’, ‘푸르락붉으락’ 등은 모두 비표준어입니다. ‘붉으락푸르락’은 ‘붉-/-으락’과 ‘푸르-/-락’이 만나 이루어진 단어로서 여기서 ‘-(으)락’은 ‘뜻이 상대되는 두 동작이나 상태가 번갈아 되풀이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입니다. 참고로 이와 비슷하게 쓰이는 말로 ‘누르락붉으락’, ‘누르락푸르락’, ‘푸르락누르락’이 있습니다 

  “좀처럼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듯 그의 얼굴은 내내 불그락푸르락(×)/붉으락푸르락(○)했어.”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다’를 나타내는 말은 ‘켕기다’입니다. ‘캥기다’로 잘못 쓰는 것은 ‘캥’과 ‘켕’이 소리가 비슷한데다 구분해서 써야하는 뚜렷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도대체 뭐가 캥겨서(×)/켕겨서(○) 떳떳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걸까?”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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