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잘란 잘란] '숲의 보물섬' 인도네시아, 나무 성장 속도 6배속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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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란 잘란] '숲의 보물섬' 인도네시아, 나무 성장 속도 6배속 이상

기사입력 2021.04.0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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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툴 생태교육숲의 유칼립투스 나무…"1년에 2m씩 자라" [보고르=연합뉴스]

 

韓정부·기업, 인니에 서울 면적 6배 나무 키워…센툴 생태교육숲도

인니 산림, 남한 면적 12배이지만 '생애주기별 활용'은 한국한테 배워


[※ 편집자 주 : '잘란 잘란'(jalan-jalan)은 인도네시아어로 '산책하다, 어슬렁거린다'는 뜻으로, 자카르타 특파원이 생생한 현지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1시간만 외곽으로 달리면 사방이 울창한 숲이다.


한국은 묘목을 심어 목재로 쓸 때까지 50년이 걸리지만, 인도네시아는 나무 성장 속도가 6배속 이상이라서 7∼8년이면 가능하다. 그래서 인도네시아를 '숲의 보물섬'이라 부른다.


지난 6일 연합뉴스 특파원이 찾아간 서부 자바 보고르 센툴 생태교육숲(Sentul Eco Edu Tourism Forest)은 한-인니 산림센터가 2013년 개장한 곳으로, 숲속 캠핑·교육·연수 장소로 쓰인다.


차에서 내려 나무다리를 걸어 들어가니, 공기부터 달랐다.


한국의 휴양림과 마찬가지로 숲 냄새, 흙냄새가 진하게 나고, 넓은 잔디밭과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들, 색색의 꽃, 나비와 도마뱀이 반겼다.


아름드리나무가 그늘을 만들었고, 나뭇가지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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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툴 생태교육숲, 630 헥타르 부지에 100여종 나무 숲 이뤄 [보고르=연합뉴스]

 

이성길 한-인니 산림센터장은 "본래 소나무가 많은 곳에 생태교육숲을 만들었다. 630 헥타르 부지에 100여종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며 "캠핑장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동에는 스카우트 학생들이나 회사에서 1박2일 연수를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잔디밭에 있는 유칼립투스 나무를 보여주며 "10년 키운 나무인데, 키가 25m는 된다"며 "한국의 나무는 1년에 한두 뼘이 크지만, 여긴 2m 이상 큰다"고 강조했다.


생태교육숲의 관리인 위도도 씨는 "뱀, 도마뱀, 개구리부터 원숭이, 멧돼지, 나비와 새에 이르기까지 100종이 넘는 생물이 이곳에 산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은 방문자는 2019년 1만4천명까지 늘었으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일시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의 산림은 1억2천만 헥타르로, 남한 면적(1천3만 헥타르)의 12배에 이른다.


열대 우림 규모로 따지면 인도네시아가 브라질, 콩고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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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길 한-인니 산림센터장 "인도네시아에 휴양림 개념 교육·전수" [보고르=연합뉴스]

 

일 년 내내 열대기후라서 인도네시아의 나무는 한국 대비 6배속 이상 쉼 없이 자라고, 합판용 메란티(meranti) 등 고품질 목재로 쓰이는 품종이 많다.


생태교육숲에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나무 품종 홍보관이 있다. 마호가니와 자티가 가장 비싼 품종이고, 펄프·제지용 나무는 7∼8년만 크면 벌목이 가능하다.


김보균 산림바이오에너지협의회 간사는 "자티가 고급 가구에 사용되는 티크다.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 식민지배 시절 자티를 유럽으로 가져가 가구 만드는 데 쓰면서 유명해졌다"며 "통상 나무는 천천히 자라면 단단하다. 자티는 비교적 오래 키우는 나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와 산림협력을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였다.


1968년 우리 정부의 해외투자허가 1호를 받아낸 한국남방개발(코데코)이 450만 달러를 투입,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의 천연림 27만 헥타르를 확보해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동화기업(코린도), 경남교역 등 여러 한국·한인 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벌채 허가권을 받아서 원목을 한국 또는 다른 나라로 수출하며 성업을 이뤘으나 지금은 원목 수출이 금지돼 있다.


양국은 1987년 산림협정을 체결했고, 2011년에 한-인니 산림센터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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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전 센툴 생태교육숲 찾은 스카우트 [한-인니 산림센터 제공=연합뉴스]

 

이준산 임무관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나무를 키우는 총면적(36만5천 헥타르)이 서울 면적(6만 헥타르)의 6배에 이른다"며 "수마트라부터 자바, 깔리만딴, 말루쿠, 파푸아까지 조림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가령, 산림조합중앙회는 서부자바주와 남부깔리만딴주에, 한국임업진흥원은 중부자바주 스마랑에 우리 정부 지원을 받아 나무를 키우고 있다.


이 임무관은 "나무가 일정 연령이 되면 더 자라지 않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산소 흡수량이 더 많아진다"며 "다 자란 나무를 베어 가구재, 건축재, 목재펠릿 등으로 사용하고, 그 자리에 어린나무를 새로 심는 것이 효과적인 기후변화 저감 방안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센툴 생태교육숲에는 다목적 교육강당 이전 및 소강당 준공식이 열렸다.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밤방 헨드로요노 사무차관은 "양국의 산림 분야 협력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며 "센툴 협력을 계기로 생태관광, 휴양분야 협력이 더 가속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림 면적은 인도네시아가 훨씬 넓지만, 산림 복원·관리와 생애 주기에 따른 활용 기술은 한국의 수준이 훨씬 높다고 평가받는다.


한국은 일제 수탈과 6·25전쟁으로 산림이 황폐해졌지만, 전국적인 나무 심기 운동과 인공조림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한 산림녹화 성공국가'로 국제적 평가를 받았다.


산림청은 개청 50년이 된 2017년을 기점으로 열심히 가꾼 산림을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숲태교, 유아숲체험, 산림휴양, 산림치유, 수목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용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숲을 휴양림 등으로 활용해본 경험이 없기에, 센툴생태교육숲을 통해 배우고 있고, 지난달에는 국가개발기획부(Bappenas)가 우리 산림청에 '산림치유' 사업을 배우고 싶다는 제안서를 보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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