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경보단계 상향 후 수시로 화산재·용암 분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화산인 머라삐 화산에서 용암이 흘러내려 산기슭 마을과 연결된 상수도관이 끊겼다.

15일 인도네시아 지질재난기술연구개발연구소(BPPTKG)에 따르면 13일과 14일 잇따라 중부 자바 족자카르타의 머라삐 화산 정상에서 용암이 흘러내려 산기슭 3개 마을에 연결된 상수도관 가운데 5개가 파손됐다.

재난 당국 관계자는 "마을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파이프가 용암에 파손돼 교체 작업 중"이라며 "머라삐 화산에 폭우가 내린 뒤 용암이 빗물과 섞여 홍수처럼 흘러내렸다"고 전했다.

머라삐 화산에는 두 개의 용암원정구(lava dome)가 있는데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용암원정구는 여러 번의 용암유출로 돔 모양이 만들어진 것을 뜻한다.

머라삐 화산에서는 지난 11일 하루에만 196차례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수시로 산사태, 지진, 화산재와 뜨거운 연기 분출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머라삐 화산의 경보 단계를 작년 11월 4단계 중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린 뒤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머라삐 화산의 남서쪽 지역은 분화구에서 최대 5㎞까지, 남동쪽은 최대 3㎞까지 용암과 화산재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

머라삐 화산은 인도네시아의 활화산 120여개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화산으로 꼽힌다.

1930년 폭발해 1천300명이 사망했고 1994년과 2006년에도 폭발해 각각 69명과 2명이 숨진 바 있다.

가장 최근 인명피해를 낸 대형 폭발은 2010년 10월로, 350명 이상이 숨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작년 11월 5일 머라삐 화산 대폭발이 예상된다며 경보단계 상향 후 화산 기슭 주민 2천여명을 대피시켰다.

이후 지금까지 머라삐 화산에서 화산재 분출, 산사태, 지진은 계속되고 있으나 대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주민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가 생활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