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현대차-LG엔솔 손잡고 동남아서 난공불락 일본차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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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현대차-LG엔솔 손잡고 동남아서 난공불락 일본차 공략”

기사입력 2021.08.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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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LG엔솔 손잡고 동남아서 난공불락 일본차 공략”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 한인뉴스 논설위원


1980년대 초 일본기업 소니(Sony)가 제조한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을 허리에 차고 다니는 젊은이는 부러움의 눈길을 한눈에 받았다. 1990년 전후에 소니 텔레비전이 가정에 있었다면 그 집에 보물이었고 자랑이었다. 당시 일본은 전자, 자동차 기계, 조선 등 세계 주요 제조업을 주름잡았다. 이후 일본은 ‘성공의 함정’에 빠져 급변하는 시장을 따라잡지 못했고 잃어버린 30년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00년 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점에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한국기업은 발 빠르게 움직여 거대한 벽 일본업체들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일찌감치 1980년대부터 일본은 동남아시아에서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자동차 주요 부품생산의 밸류체인(Value Chain) 체제를 만들기 시작해, 동남아 국가들과 맺은 관세를 최적화해 놓은 상태인 만큼 이 지역에서 일본기업 외에는 다른 국가의 자동차 회사가 진출할 수 없는 철옹성을 구축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차는 인도네시아 자동차시장에서 95% 가량의 점유율을 보이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육성해 제조업을 발전시키기를 열망했지만 고부가가치 기술을 전수하지 않는 일본과의 협업에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이런 와중에 민주화를 통한 제조업 발전을 이룩한 한국을 롤모델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2019년 한국-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을 계기로 현대차는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고 일본차의 철옹성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외곽 찌까랑 지역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공장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이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만들어 일본차 보다 한발 앞선 전기차 생산을 통해 동남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조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LG엔솔이 합작한 인도네시아 공장은 양국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현대차와 LG엔솔의 첫 해외 합작법인은 일본차 브랜드의 아성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확보하고, 그동안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주력하는 바람에 전기차 생산에 뒤쳐진 일본차와 한판 승부를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우리나라 재벌기업 현대차그룹과 LG그룹 간 협업 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재벌기업 창업주 세대의 회장들은 치열한 경쟁 관계였으나, 최근 3세로 이어진 재벌기업 경영에 변화가 일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물론 이재용 삼성부회장 등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투자는 양사 지분이 각각 50%씩으로 매우 끈끈한 관계를 보여준다.


현대차는 15억 달러(한화 약 1조8천억원)를 투자해 2019년 연말에 델타마스 공단에 연산 2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착공해 최근 시험생산을 시작했다. 내년 초 내연기관 승용차와 전기차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어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은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약 11억달러(한화 약 1조1천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은 각종 법적 절차를 거쳐 올해 3분기 중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한 뒤 4분기에 합작공장 착공에 나서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에는 배터리셀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합작법인 진출과 안착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역할도 적지 않다. 양국은 2019년 CEPA를 체결해 자동차는 물론 철강 제품 등 부품에 대해 관세 혜택을 받도록 했다. 또 인도네시아 당국은 일정 기간 법인세와 합작공장 운영을 위한 각종 설비·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의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로 원료 공급이 원활하다.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에서도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향후 아세안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허브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자동차산업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초기에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의 인도네시아 합작투자는 시의적절하다. 전기차 부문에서 일본차 브랜드보다 한발 앞선 현대차와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LG엔솔의 협력은 일본 자동차 시장의 앞마당이라고 불리는 동남아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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