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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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113

기사입력 2021.11.2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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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을 밟았다는 사건


                                                              복효근



        밟히는 순간 아득히

        부서지는 낙엽들의 소리


        내가 걸음을 갑자기 멈춘 것은,

        오후 약속을 잊은 것은 그 소리 탓이었다

        그녀는 기다리다 떠나갔고

        나는 언덕에서 네 시 기차가 떠나는 소리를 듣는다


        ― 한 생生이 낙엽 부서지는 소리로 바뀔 수 있다니


       또 발밑에선 낙엽이 부서지고

       먼 곳에선 새가 난다

       누군가 또 약속을 잊고

       누군가 또 기차를 바꿔 타나보다


       낙엽 소리에 

       먼 하늘 별이 돋는다



경계시선 8 『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 문학과경계사, 2002



24일 식물원카페.jpg





 “또 발밑에선 낙엽이 부서지고/먼 곳에선 새가 난다/누군가 또 약속을 잊고/누군가 또 기차를 바꿔 타나보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모두 몸을 움츠리게 되는 늦가을의 시간입니다. 봄꽃의 향내도, 생명의 무성함도 사라진 숲에는 동안거冬安居의 수행을 깨뜨리는 ‘밟히는 순간 아득히/부서지는’ 낙엽 밟는 소리만 낮게 깔립니다. 다음 주면 이제 12월입니다. 벌써 2021년의 세월이 330일가량 지났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와 새해의 시작을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Chet Baker의 ‘I Get Along Without You Very Well’입니다.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70년대 후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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