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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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119

기사입력 2022.01.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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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 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식물원카페.jpg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손꼽아 기다리지도 않았지만 임인년壬寅年 새해는 왔습니다. 새해인데, 새해라는데 새로운 날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코로나 때문일까요, 아니면 불안을 조장하는 기사와 정치인의 거친 언사, 볼썽사나운 탐욕으로 도배된 뉴스 때문일까요? 아무튼, 눈이라도 ‘푹푹’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라는 시인의 말에 공감합니다. 언론과 단절의 상태에서 자연의 하루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방한복을 입은 듯한 목련의 겨울눈을 보며 추위 속에서도 봄을 예감할 수 있듯 자연의 흐름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모두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Rod McKuen의 ‘About The Time’입니다.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70년대 후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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