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바딱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이유… “키우는 애완견은 잡아먹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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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딱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이유… “키우는 애완견은 잡아먹지 않아요”

기사입력 2022.01.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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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포스트 기사 캡처

 

바딱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이유… “키우는 애완견은 잡아먹지 않아요”


동남아시아 국가의 일부 지역에서 개고기를 먹는 음식문화가 있듯이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개고기를 즐긴다. 특히 기독교도가 많은 북부수마트라 지역의 바딱 족은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자카르타포스트에 통고 시망운송 씨가 기고한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편집자주]  


인도네시아 북부수마트라에 사는 심손 시데방 씨는 어릴 적부터 개고기를 먹었다. 개고기를 먹는 게 많은 사람들에게 납득할 수 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어릴 적부터 개고기를 먹은 사람들에게 개고기는 또다른 한끼 식사일 뿐이다. 그의 고향에서는 새해를 비롯해 특별한 날에 개를 잡는 전통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코코넛 밀크로 만든 바딱 전통 술인 뚜악(tuak)과 함께 개고기 요리를 준비한다. 

 

심손은 또바 호수가에 있는 다이리 지역의 작은 마을 빠로뽀 출신이다. 그는 “여섯 살 때 마을에서 개고기를 요리해서 함께 먹는 행사가 열렸다. 개고기를 무척 좋아한 부친이 나에게 개고기를 처음으로 먹으라고 주셨다"고 회고했다. “우리 마을의 날씨는 차다. 개고기와 뚜악은 잘 어울리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 완벽한 조합이다”라고 말했다. 북부수마트라 주도 메단 시에는 개고기 파는 가게가 많고 바딱과 까로 종족 출신 주민이 많다. 심빵 슬라양이라 불리는 지역에는 개고기를 파는 가게가 있다. 이곳에는 심손을 비롯해 많은 개고기 애호가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개 도둑 성행과 동물 학대 논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개를 훔쳐간다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개는 음식이 아니다”라는 캠페인도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소셜미디어에서의 캠페인이 개고기 판매 또는 개고기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행정당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중부자바 주 수꼬하르조 군 경찰 당국은 관내 개고기 판매를 근절하기 위해 관련 업소들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수꼬하르조 경찰서 범죄수사과 따르조노 삽따 누그로호 사이드는 작년 11월 26일 트리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는 음식이 아니라 동반자인 만큼 개를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며, 이슬람 율법에도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개고기를 먹는 게 일부에서 문화적인 측면으로 간주될 수 있으나, 문화는 변화하거나 진화하는 것이고 우리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개고기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인 도그미트프리인도네시아(DMFI)는 "인도네시아 인구 가운데 적어도 7%가 개고기를 먹고 있다. 개들이 잔인하게 학대당하고 이런 관행은 광견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은 좀더 적극적이다. 족자에 본부가 있는 론론도그케어(RRDC)는 2021년에만 100여 마리에 육박하는 개를 도살장에서 구조했다. 빅토르 인드라 부아나 RRDC 설립자는 지난해 11월 28일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1월부터 10월까지 80마리의 개를 도살장으로부터 구조했다. 구조된 개 가운데 62마리는 꿀론 쁘로고 군에서, 나머지지 18마리는 반뚤 군에서 구조했다"고 밝혔다.  

 

자바섬 족자 지역에서는 이젠 개고기를 잘 먹지 않는 만큼, 이 지역의 개는 주로 북부수마트라 등 개고기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보낸다. 북부수마트라 따빠눌리 지역 출신으로 은행에 근무하는 개고기 애호가 차알스(가명) 씨는 또바 호수 지역에서 판매되는 개고기는 대체로 서부수마트라에서 공급받는다고 밝혔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트럭으로 수십 마리를 싣고와서 개고기를 파는 식당에 판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개고기를 훈제, 구이 또는 동물의 피와 코코넛 등 향신료를 넣어 조린 삭상(saksang)이라고 불리는 소스와 함께 스튜(찌게) 방식으로 먹는다고 덧붙였다. 

 

시망운송 씨가 심슨과 동행해 메단의 단골 개고기식당에 갔을 때, 두 사람이 식당에 개가 들어 있는 큰 포대자루를 들고 들어와 곧 바로 대금을 챙겨서 나가는 장면을 보았다. 심손은 개고기 소비가 광범위해지면서 각 지역에서 개 도둑이 증가하고 있다고 추측했지만, 전해 듣는 이야기나 뉴스 보도 이외에 개 도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정확한 자료는 없었다. 시망운송 씨가 개고기 소비에 반대하는 단체 3곳과 접촉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개 도둑에게 대한 정확한 자료를 얻지 못했다. 

 

개고기 요리는 전통문화인가?

 

일부에서는 개고기를 먹는 것을 북부수마트라의 음식문화로 간주하는 반면, 일부는 이러한 관습은 최근에 생긴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딱 문화 연구자인 존스 굴톰 씨는 “바딱의 음식문화에 돼지고기는 있어도 개고기는 없다”며, 개고기가 말라리아와 장티프스를 치료한다는 속설 때문에 소비가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존스는 이어 “개고기를 먹는 게 습관처럼 됐고, 그들의 식욕을 만족시키는 것 이외에 문화적인 요소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뜬 주 땅그랑에 사는 바딱 출신으로 종종 동네 개고기전문식당에서 개고기를 먹는다는 한 여성은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병을 극복하는 데 개고기가 효험이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두 아이 엄마인 이 여성은 개 두 마리를 키운다며 본인이 키우는 개는 애완견으로 생각하지 식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손은 지방 출장을 갈 때는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종종 개고기를 더 먹는다. 병으로 몸이 약해졌거나 원기회복이 필요할 때는 한 달에 4번 정도 개고기를 먹는다고 말했다. 심손은 개고기는 말라리아와 티프스 뿐만 아니라 감기 등 가벼운 병치레에서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맛도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끝으로 “많은 개고기 애호가들이 자신이 키운 개를 잡아먹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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