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호수
손세실리아
제 몸의 구멍이란 구멍 차례로 틀어막고
생각까지도 죄다 걸어 닫더니만 결국
자신을 송두리째 염해버린 호수를 본다
일점 흔들림 없다 요지부동이다
살아온 날들 돌아보니 온통 소요다
중간중간 위태롭기도 했다
여기 이르는 동안 단 한 번이라도
세상으로부터 나를
완벽히 봉해 본 적이 있던가
한 사나흘 죽어본 적 있던가
없다, 아무래도 엄살이 심했다.
애지시선 6 『기차를 놓치다』 애지, 2015
“제 몸의 구멍이란 구멍 차례로 틀어막고/생각까지도 죄다 걸어 닫더니만 결국/자신을 송두리째 염해버린 호수를 본다/……”
새벽녘 얼어붙은 호수에 도착해서 어둠 속에 잠겨 있다가 맞이하는 아침. 카메라를 쥔 손끝은 이미 제 것이 아닌 듯합니다. 하지만 호수 위로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자 물안개라도 피어오를 듯 주위에 온기가 퍼져나갑니다. 입춘이 지나 우리 행성과 태양과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한파주의보를 지나면 이제 곧 봄입니다.
모두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김소연의 ‘가리워진 길’입니다.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70년대 후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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