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조코위 대통령이 신수도 예정지에서 야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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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위 대통령이 신수도 예정지에서 야영한 이유

기사입력 2022.03.1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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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도 예정지에서 야영한 조코위 대통령 [조코위 대통령 트위터]

 

인도네시아 정치에 깊이 자리잡은 자바 민간신앙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14일 밤 동부깔리만딴 주에 있는 신수도 예정지의 숲에서 하루 밤을 텐트에서 보내자, 세간에 이목이 집중됐다.  조코위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신수도를 이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전국의 주지사들을 초청해 동부깔리만딴주에 있는 수도 이전 예정 부지의 '개발 원점(ground zero)'에서 신수도 개발을 축복하는 자바식 전통의례인 ‘끈디 누산따라(Kendi Nusantara)’ 의식을 주관했다. 이어 개발 원점에서 약 2.7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설치한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5일 자카르타로 돌아왔다.

 

조코위 대통령은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를 비롯한 전국의 주지사들에게 해당 지역의 흙과 물을 가져와서 끈디 누산따라라고 명명한 금도금 항아리에 담도록 요청했고, 지역의 흙과 물을 한 항아리에 담는 것은 군도(인도네시아)의 다양성과 통합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야영에는 에릭 또히르 국영기업장관, 바수끼 하디물요노 공공사업주택장관,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장관, 이스란 누르 동부깔리만딴 주지사 등이 함께 했다. 

 

지역여론조사기관 KedaiKOPI의 꾼또 아디 위보워 대표는 16일 조코위 대통령이 신수도 예정부지에서 야영을 한 것도 앞으로 살 새 집에서 미리 밤을 보내는 자바식 의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끈디 누산따라 의식 및 야영과 관련, 전문가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권위를 주장하기 위해 자바식 민간신앙을 활용하는 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꾼또 대표는 조코위 대통령이 신수도를 그의 유산으로 만들고 싶어하며, 과거 자바의 왕들처럼 기억되기 위해 자바식 민간신앙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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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도 예정지에서 회의하는 조코위 대통령 [조코위 대통령 트위터]

 

국가연구혁신국의 와시스또 라하르조 자띠 연구원은 흙과 물은 생명을 상징하는 요소이고, 끈디 누산따라 의식은 통일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수도 이전 프로젝트는 국가의 정치 중심지를 국토의 실질적인 중간지점으로 옮기려는 상징성이 있는 정책이지만, 대통령 스스로 자바문화와 민간신앙이 정치에 스며드는 것을 막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코위 대통령이 2년 전 자바에서 깔리만딴 섬으로 수도를 이전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할 때는 분명히 자바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를 원했을 것이다. 또 조코위 대통령은 수도가 국가의 중앙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군도의 남쪽과 북쪽, 동쪽과 서쪽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것. 또 인도네시아 동부지역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꾼또 대표는 자바는 식민시기부터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군도의 정치·경제의 중심지라며, 자바 중심의 패러다임이 사라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았다.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꾼또 대표는 수도를 옮긴 후 수년이 지나면 (지역) 경제 성장은 이루겠지만,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전통적으로 자바인임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 정치와 문화에서 자바인의 패권은 계속 우월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았다. “현 대통령도 자바인이다. 이것(자바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정치지도자들 사이에서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 되었다”며 “자바 중심주의를 없애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7명 중 5명은 양친이 모두 자바인이었고, 2명은 한쪽 부모가 자바인이었다. 수카르노 대통령은 자바인과 발리인 사이에서 태어났고, BJ 하비비 대통령은 자바인과 고론딸로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자바지역에 거주하는 점과 인도네시아 정치에 자바식 리더십이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점 때문에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바인만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조코위 대통령은 종종 자바 격언을 통해 리더십의 철학을 드러냈다. 그는 자바족 출신으로 자바 문화의 중심지인 중부자바 주 수라까르따 시의 시장을 역임했다.

 

2019년 재선 직후 조코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가똣 까짜(Gatot Kaca)의 성격과 자바 격언 “당신이 강할지라도 다른 사람을 쓰러뜨리지 마시오(lamun sira sekti, aja mateni)’를 보여주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그 외에 그가 따랐던 자바 격언은 ‘당신이 빠를지라도 남들보다 앞서지 마시오’ (lamun sira banter, aja ndhisiki)와 ‘당신이 똑똑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똑똑하게 행동하지 마시오’ (lamun siro pinter, aja minteri)가 있다. 또 조코위 대통령은 중요한 발표를 할 때 자바식 길일 즉 수요일(Pon)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바 민간신앙인 워똔(Weton)은 자바력 뽄(PON)과 그레고리력(양력)의 요일이 겹치는 날을 길일로 하며, 조코위 대통령에게 ‘좋은 날(길일)’은 수요일이다. 워똔은 자바어로 생일이다.

 

워똔은 1주일이 7일인 그레고리력(월·화·수·목·금·토·일)과 1주일이 5일인 자바력(Pon·Wage·Kliwon·Legi·Pahing)을 섞어서 길일을 계산하는 자바 전통문화 가운데 하나이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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