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브로모화산 분화구를 향해 올해도 제물을 든 힌두교 신자 수천 명의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16일 브로모 화산에서는 힌두교 신자들의 산신제와 같은 '야드냐 까사다'(Yadnya Kasada) 의식이 열렸습니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87%는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섬과 브로모 화산 주변 등에는 힌두교 신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힌두교를 믿는 브로모 지역 뜽거르(Tengger)족은 매년 야드냐 까사다 의식을 통해 축복과 풍년, 행복을 빕니다.
뜽거르족은 이날 염소와 닭, 과일, 채소, 꽃 등의 제물을 들고 분화구를 향해 줄지어 올랐습니다.
어린아이는 목말을 태우고 행렬에 함께 했습니다.
뜽거르족은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인도네시아 정부가 야드냐 까사다 의식을 반대했을 때도 "전통 의식은 화상으로 대체할 수 없다"며 브로모 화산에 올랐습니다.
인도네시아의 120여개 활화산 가운데 하나인 브로모 화산은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입니다.
뜽거르족은 화산 정상에 오른 뒤 분화구를 향해 준비한 제물을 던지며 기도했습니다.
닭과 농작물을 분화구에 던진 뜽거르족 주민 와완은 "신과 조상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매년 제물을 가지고 의식에 참여한다"고 말했습니다.
뜽거르족이 아닌 인근 주민들은 잠자리채와 같은 것을 들고 분화구 경사면에 서서 날아오는 제물을 낚아챕니다.
이들은 매년 야드냐 까사다 의식 때 뜽거르족과 함께 화산에 오릅니다.
뜽거르족은 제물을 던지면서 기도했기에, 자신들이 던진 제물이 분화구에 들어가기 전 낚아채는 행동을 막지 않습니다.
뜽거르족 지역 공동체 의장인 밤방은 의식을 치르며 인간과 신, 자연,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위해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자연을 돌본다면, 자연 또한 우리를 돌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