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재외 언론인, 나는 누구인가?": 다시 출발선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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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 언론인, 나는 누구인가?": 다시 출발선에 서다

기사입력 2023.05.0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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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언론인협회(회장 김명곤. 이하 세언협)는 지난 4월 24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중구 시민청 세미나홀에서 '재외언론인 나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누구나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대를 맞아서 언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언론인의 역할이 위축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재외동포 언론인들이 다시 출발점에 서서 스스로 정체성과 역할에 관해 묻고 앞으로 나갈 길을 모색했다.  

 

세계한인언론인협회(회장 김명곤. 이하 세언협)는 지난 4월 24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중구 시민청 세미나홀에서 '재외언론인 나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명곤 회장은 "동포 언론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인 정신의 회복"이라며 "해외에 살면서 많은 일 중에 왜 언론인으로 살고 있는지 초심으로 돌아가 사명 의식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이번 세미나의 의의를 설명했다.

 

첫째 날에는 김관규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각각 '재외 언론인 나는 누구인가'와 '언론인과 시대정신'을 주제로 발표하고 참가자들과 토론했다.

 

둘째 날에는 한동섭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 각각 '재외 한인 언론의 기능과 역할', '언론인과 직업윤리'를 주제로 강연 후 종합 토론을 벌였다.

 

먼저 기조 발제자로 나선 김관규 교수는 '모두가 기자'인 세상에서 기존 언론과 언론인의 역할이 퇴색하고 있다며, 미디어 생태계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제안했다.

 

언론의 미래에 대해, 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지속적 진보로 언론인의 뉴스 취재, 제작을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AI의 기사작성, 스마트폰 동영상, 드론과 보디캠 활용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그는 사건 참여자가 유튜브를 송출 채널로 활용하는 뉴스 동영상이 늘어나고, 일반인이 만든 뉴스 콘텐츠를 일반 시청자만이 아니라 언론인 혹은 언론사의 이용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언론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김 교수는 현안이 발생하는 현장의 모습을 전달하는데 언론사의 취재 기법은 피상적이고 거리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전달자로서의 언론인, 언론사의 역할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하여 유용성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결국 객관성, 공정성, 사실성 등의 전통적 저널리즘 가치에 기초한 언론인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김 교수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언론인과 시대정신'에 대해 발표한 최영묵 교수는 언론인은 몰락하고 있는 직업군이고 기존 언론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끝나가고 있으며, 재외동포 언론은 한국 언론과 다른 모델을 가지고 있어서 처한 위기도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재외언론인은 어떤 존재인가 스스로 편집해 주어야 한다'며 "존재는 끊임없이 편집되고 재구성되고 진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인간은 스토리를 만드는 존재이고 그래서 기록하고자 한다. 기록자로서의 기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언론인이 언론조직에 속한 기자라는 틀에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진정한 기자는 개인이다. 역사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진 기록자로서 진리와 진실의 경계 안에서 움직이며 허위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외 언론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동섭 교수는 동포 언론의 고유한 기능으로 고국과 거주국 소식 보도, 동포사회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 자연재해나 소요 사태 등 위기 상황 시 신속한 정보 전달, 차세대 정체성 강화를 위한 한국어 교육, 동포사회 발전을 위한 여론 형성, 거주국 주류 사회에 한국 알리기, 재외동포 네트워크 형성 등을 꼽았다.

 

하지만 그는 "동포언론이 전하던 고국 소식은 인터넷의 발전으로 기능성을 상실한 상황"이라며 "이제는 동포사회에 꼭 필요한 뉴스를 취사선택해 제공하는 차별화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하고, 동포 언론이 '단순한 정보 전달자의 기능'을 넘어서서 동포들이 현지 생활에서 겪는 언어 장벽, 제도에 대한 정보 부재, 문화적 차이 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해설 보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외 언론이 지속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 교수는 언론 네트워크 활성화, 공동 취재, 현지 언론 및 한국 언론과의 교류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동포언론의 영세한 특성을 감안해 자생력 확보를 위한 한국 정부의 지원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동섭 교수는 지난 2011년 방대한 분량의 <해외동포 언론의 국내 뉴스 보도 연구>를 펴낸 바 있으며, 당시 드러난 문제들이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채 더 악화한 모양새다.

 

마지막으로 '언론인과 직업윤리'에 대해 발표한 김언경 소장은 한국 미디어에서 드러나는 언론 윤리의 파행을 지적하고, 미디어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려면 경영이 힘들어도 윤리 강령과 취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지키는 노력을 통해 윤리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생존을 위한 광고성 기사나 거래 그리고 한국언론을 포함해 다른 미디어의 기사를 무단으로 게재하는 행위가 나중에 독이 될 수 있다고는 지적했다.

 

김명곤 회장은 재외동포 언론이 이민 사회에 정보가 넘칠 때 이를 걸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문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홍콩 수요저널의 손정호 대표는 동포 언론은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광고주로부터 독립하기 어려운 경우가 흔하고, 취재 역량과 인력 부족으로 사실 확인 없이 제보 또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 하는 경우도 있다고 인정했다.

 

손 편집장은 현지 공관과 협력해 홍콩에서 취업과 창업에 성공한 한인들을 인터뷰한 영상이 한인 유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덕분에 일회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3년간 이어질 수 있었다며, 전문성 강화하고 다른 기관들과 협력을 모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몽골에서 유비코리아타임즈를 발행하는 박창진 대표는 현지 공관의 영사 서비스에 대한 불편을 언급하고, 협회가 나서서 각국 공관의 영사 서비스를 공동 취재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면 동포사회에 지지도 받고 언론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밴쿠버 소재 코리안뉴스의 이덕일 대표는 한국의 공공기관 등이 해외에서 우수 영상 공모전을 열고 입상 작품에 대해 소정의 상금을 준 후 저작권을 가져가는 사례를 경험했다며, 상금보다 더 큰 제작 비용을 투입한 동포 언론사 입장에서는 지원과 격려가 아니라 착취라고 비판했다.

 

캐나다 밴쿠버 소재 한카타임즈의 김민식 대표는 전 세계 한인 언론의 역할과 분석에 대한 연구를 제안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발행하는 데일리인도네시아의 조연숙 편집장은 재외동포 언론은 재외동포의 시각으로 재외동포의 삶과 한국과 거주국의 교류 역사를 기록하는 사실의 기록자라며, 앞으로는 전문성을 강화해 재외동포의 삶과 거주국과 한국과의 교류 의미를 해석해 전달하는 의미의 전달자로서 역할을 제안했다.

 

세계한인언론인협회는 매년 두 차례 서울에서 모여 심포지엄을 열고, 회원사들이 세계 각지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며 겪는 어려움과 고민을 나누고 자사만이 아니라 다른 회원사들과 함께 겪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으며, 작은 경험들을 나누고, 전문가로부터 배우면서 부분적이나마 해법을 찾도록 돕고 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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