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중과 포옹한 안세영 "인도네시아 가면 밥도 사주는 '정 많은 언니'"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 길목에서 첫 게임을 잡으며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을 긴장시킨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은 패배를 인정하며 안세영의 계속된 선전을 빌었다.
툰중의 바람대로, 5일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일인자 안세영(삼성생명)은 선수 생활에서 가장 큰 목표로 삼아 온 올림픽 금메달을 마침내 목에 걸고 '파리의 낭만'을 완성했다.
툰중은 4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전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대회를 준비한 방식은 좋았지만, 오늘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면서 "첫 게임을 이기면서 경기에서 승리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랭킹 8위인 툰중은 이날 안세영과의 준결승전에서 1-2(21-11 13-21 16-21)로 졌다.
스스로 평가한 대로 툰중은 현재 '최강자' 안세영을 상대로 첫 게임을 빼앗아내며 주도권을 잡았으나 2게임 들어 예리한 공격이 살아난 안세영에게 결국 역전패해 결승 진출이 불발됐다.
툰중은 "2게임에서 안세영은 훨씬 더 편안해졌고, 나는 안정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2게임에서는 안세영이 원하는 대로 샷을 수행할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고 되짚었다.
두 선수는 치열한 경기가 끝난 뒤엔 포옹과 어깨동무를 하며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 함께 '엄지척'을 하며 사진도 찍었다.
안세영은 "툰중이 인도네시아 선수로 혼자 남아서 부담을 많이 느꼈을 거다. 지는 마음을 아니까 마음이 아프더라"면서 "인도네시아 가면 밥도 사주고 해서 친하다. 주니어 때부터 봐 온 선수인데, 저보다 언니지만 무척 정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툰중은 "안세영은 훌륭한 선수다. 그는 경기를 매우 잘하고 있다"면서 "그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이어 툰중은 "오늘의 패배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도 밝혔는데, 그는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이 부상으로 기권패함에 따라 다음 경기를 치르지 않고 동메달을 확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