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바라와로 떠나는 시간여행
인도네시아 외딴 불모지에 흩어진 과거의 자취를 챙기고 모아서 그들의 삶과 역사에 의미를 부여
재인도네시아 한인회(회장 박재한)는 8월 27일, 28일 양일간 인도네시아 한인 고등학생들과 함께 스마랑 지역 역사탐방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한인의 자취를 밟는 이번 역사 탐방을 통해 재외 한인학생들의 역사 소양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니고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바른 역사관을 새길 기회를 가졌다.
다수의 JIKS(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학생들과 타 국제학교 10학년, 1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선정된 25명과 한인회 박재한 회장을 비롯한 손한평 수석부회장, 대사관 류완수 영사, JIKS 박은주, 김진혁 교사 2인, 사산문화원 이태복 원장, 문인협회 김주명 사무국장 및 한인회 사무국을 포함 총 35명으로 구성된 탐방단은 가루다항공편을 이용해 스마랑으로 향했다.
조선인 포로감시원과 조선인‘위안부’ 등 군속의 신분으로 1942년 9월 14일 자카르타 딴중쁘리옥 항에 도착하여 힘든 삶을 견뎌 낸 선조들의 자취를 따라 첫날 첫 탐방지인 암바라와로 이동했다.
드라마 세트처럼 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암바라와 성은 옛 모습의 처연함을 담고 있지 않았고 관광지로써 탈바꿈이 진행 중이었다. 허락된 소수를 제외한 탐방원들은 입구까지만 입장이 가능했다. 한편, 중부자바한인회(회장 채환)와 한인회의 노력으로 공원 입구에 세워질 태평양전쟁 피해자 추모비가 준비되어 있다.
암바라와 항일의거지(민영학, 손양섭, 노병한의 자결지)를 거쳐 철도박물관, 성요셉 성당(일본군의 연합국 포로 억류소, 무기고)을 방문하였다. 이어 수모워노 고려독립청년당 결성지에서 탐방단의 목소리로 결기가 넘치는 고려독립청년당의 강령과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Novotel Semarang에서 탐방 첫 날을 마감했다.
둘째 날에는 스마랑 대표 관광명소인 라왕 세우(천개의 문)에 들렀다. 라왕 세우는 네덜란드 정부에 의해 1904–1907년에 건설되었고, 1942년까지 네덜란드령 동인도 철도회사의 본부였으며 1945년 10월 14일 인도네시아의 독립이 선언될 때, ‘스마랑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철도 청년단(AMKA, Angkatan Muda Kereta Api)과 일본군 간의 5일 전투로 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나돈다. 지금은 철도 역사박물관과 갤러리로 사용되고 있고 약 600개의 문으로 실내의 연결성과 규모에서 그 당시 철도회사의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
탐방대원 학생들은 이태복 원장의 설명을 시종 진지하게 들었다. 라왕 세우를 끝으로 탐방일정은 마무리 됐다.
탐방대원인 홍보배(JIKS 10)학생은 “고려독립청년당 결성지가 가장 인상깊었다. 우리가 밟고 있는 이곳 인도네시아 수모워노에 독립을 위한 투쟁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머나먼 외지에서 항일독립투쟁의 흔적을 좇고 그분들을 기억하는 시간 속에 감사함과 경외감이 느껴졌다”라고 소회를 말했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과 저녁에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태평양전쟁이라는 한편의 서사를 보고 듣는 의미있는 여정이었다. [한인뉴스=데일리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