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밥 - (안중경 시인의 시 *노랑을 읽고)
강인수
사는 것이 힘들다던 너에게
밥을 준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흰 꽃 무더기
그 밥을 준다
사람들은 건강을 생각해서 검정 초록을 섞는다지만
체한 마음을 달래주려
나는 그저 흰
밥을 준다
혀 위에서 새순처럼 돋아나는 오돌톨한 흰
알갱이의
밥을 준다
겨울날 창가에 내리는 눈처럼 포근하고
속 편한
흰밥을 너에게 돌려준다
매일 밤 고봉밥 아랫목에 두고 너를 기다리던
그 밥을 준다
참기름 살살 비벼 간장에 버무린 뜨거운
그 흰밥을 준다
밤하늘 반짝이는 별 같은 하얀 몇 알
그 밥을 준다
반찬 없는 날 그저 빨간 김치 한 조각
살며시 밥알에 올려놓고 입맛 다시던
그 흰밥을 준다
너에게 밥을 준다
*시 읽기
안중경 시인의 노랑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시란 복잡하지 않게 덤덤하게 상항을 잘 그려나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에 노랑을 읽고 시 한편 저에게 해석되어진 하얀색의 의미를 다시 짚어 보았습니다. 저의 시창작 숙제였던 시입니다.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