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인도네시아로 간 오랑꼬레아'를 출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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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인도네시아로 간 오랑꼬레아'를 출간하며

기사입력 2024.10.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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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데일리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로 간 오랑꼬레아>를 출간하며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발행인 


인구 2억8천만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는 중위연령 29세, 생산가능인구가 약 70%인 '젊은 국가'이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전체 인구의 40%에 걸맞게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규모도 동남아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동남아의 선도국가이다. 필자가 인도네시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40여년 전 인도네시아는 ‘미래의 대국’이라는 수식어 늘 붙어 있었다. 이후 잠재력이 발현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최근 ‘미래의 대국’이 기지개를 켜고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인에게 인도네시아는 낯선 국가이다. 1년 내내 푸른 잎이 무성한 여름만 있는 날씨와 17,0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광활한 영토, 이슬람 문화와 인도 문화 등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 인도네시아 영토의 최서단과 최동단의 거리는 약 5,100km로 서울~자카르타 거리와 비슷할 정도로 길게 펼쳐져 있다. “발리는 갔다왔는데 아직 인도네시아는 못 가봤어요”라고 말할 만큼 한국인에게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낯선 나라다. 


한국에서 한국인은 주류이자 평범한 존재이지만 비행기를 타고 인도네시아에 내리는 순간,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서 오랑 꼬레아(orang Korea)는 이질감이 가득한 존재가 된다. 요즘은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 같은 한류 컨텐츠를 통해서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국인을 경험하며 한국인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제시대에 인도네시아에 온 조선인들은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이라고 애써 설명해야 했다. 1960년대에 온 대한민국 사람들은 북한 사람이 아니라 남한 사람이라고, 중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해야 했다. 1980년대 말부터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제 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2000년대부터 한류로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져 이젠 현지인들이 먼저 다가와 “한국사람입니까? 반갑습니다!”라고 묻는다.


이 책은 한국기업과 한국인들이 왜 인도네시아로 가서, 어떻게 정착했는지에 대한 궁금한 점을 풀어주는 안내서이며,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기업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외교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한국기업은 인도네시아에서 어떤 사업을 어떻게 펼쳤는지, 한국인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에 관한 기록이다. 1장 한국인, 2장 경제·비즈니스, 3장 외교로 구성됐다.


1장에는 인도네시아 1호 한인 장윤원부터 1940년대에는 일제가 강제로 파견한 포로감시원 등 일본군 군속의 대규모 인도네시아 이주와 항일운동. 그리고 일부는 일제 패망 후에 귀국하지 않고 잔류한 한인들 이야기. 한인회와 한인단체, 정부기관, 한국학교 등을 통해 한인사회가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했고, 한인들의 생활을 살피고 현지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며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가는 모습도 담았다. 다만 이 책은 한인회 주관으로 진행된 만큼 한인회와 한국대사관의 기록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좀 더 다양한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장에는 지난 50년간 한국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시기와 산업을 살펴봄으로써 양국의 경제개발이 상호보완적으로 맞물려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한국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첫발을 디딘 후 2023년 현재까지 역사를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 서술했다. 각각의 출발점은 1968년, 1986년, 2003년, 2018년이다. 한국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과 성장, 안정적인 정착의 반세기는 불굴의 의지와 열정을 가진 한국인의 도전 정신을 통해서 일구어낸 값진 시간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한국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에 발판을 마련해 준 우방국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3장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외교 관계 발전 단계에 따라 태동기, 초창기, 성장기, 제1차 성숙기, 제2차 성숙기 등 다섯 단계로 나누었으며, 각 시기별 챕터 서두에 시대적 특징을 요약하여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주자의 삶은 녹록하지 않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인으로서 조심해야 하고, 한국에서는 물정을 모르는 재외동포로서 어색해 한다. 한 사람이 고국의 보호와 안정감을 박차고 해외로 나가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 이 책은 단기간 머물다 가는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장기간 일하며 살고 있는 거주자이자 생활인의 기록이다. 이 책이 한국과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로 간 한인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수교 반세기를 맞았다. 양국이 외교와 국방, 경제와 비즈니스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국인으로, 인도네시아에 관심과 애정이 크고, 인도네시아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다. 한편으로는 수시로 한국을 오가고,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므로, 시선이 한국으로 향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협력하고 우정을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고, 그 관계 안에서 움직이는 한국인들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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