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강인수의 문학산책 #51 하얀 모래 /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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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수의 문학산책 #51 하얀 모래 /강인수

기사입력 2024.10.1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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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모래 

(Jakarta Pik의 인공해변에서)

 

                                          강인수 

 

해변은 천국의 문턱처럼 

시시각각 빛나 


춤을 추는 것 같아 


하얀 두루마리 같은 모래

끝없이 펼쳐진다


인공의 기쁨


우리는 환상 속에 노래를 부르지 

잃어버린 것이 없는 사람처럼

 

그 여름의 끝에서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사실은

살갗이 벗겨진 수많은 일군의 등

을 보았지 


신발을 벗고 고운 모래를 밟을 때

작은 불씨가 된 알갱이


쓰라림은

발바닥에서 무릎을 타고 배꼽을 지나

가슴을 파고들었지


반대편 저쪽에서

출렁이는 물결 사이로

들숨 날숨을 뱉는 바다는

깎여나간 자기 몸을 어루만지는 

한숨이라는 것을 알았지 


빈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린 거짓말에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것들이 


끝없이.......


우는 것을 보았지 

 


PIK pasir putih 400.jpg

 

  

*시읽기

자카르타 픽의  인공해변에 펼쳐진 고운모래를 밟았습니다. 축제처럼 시끌벅적한 사람들 틈에서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그릇된 욕심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것 아닐까 생각도 들고 화려한 도시계획 속에 잃어버린 것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는 어쩌면 많은 것을 잃고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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