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자 꽃잎 송송하다
강인수
밤늦은
문밖의 정원
가로등 아래 캄보자 나무는
씨알 굵은 꽃송이
빗방울에 무심히 툭! 툭!
떨어뜨리기도
바람 찬 허공에서
흰 눈처럼 조용히 흩날리기도
찬란했던 젊음은 어디로 가고
쌉싸래한 향만 짙게 깔리는데
서쪽 하늘 샛별처럼 캄보자 꽃잎
빗물에 반짝이면
내 마음 송송하다
*시읽기
밤 늦은 시간에 정원에서 캄보자 꽃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한때 찬란했던 젊음이 지나가고 남은 잔잔한 감정을 표현해 보았어요. 시는 가로등 아래에서 꽃잎이 떨어지고 흩날리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내면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했고요. 젊음의 덧없음과 그로 인한 고독이나 아련함으로, 캄보자 꽃이 흰 눈처럼 흩날리는 모습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잔상을 전달하며 구멍숭숭난 마음을 마지막에 덧붙였어요.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